일상저널/school days

현행 체육교육에 관한 고찰

인세인피지 2016. 9. 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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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하신 것 몇 자 적어봅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주관적 견해입니다. ^^

 

일선 학교교사로서 일하면서 학교체육업무를 보통 세 개 분야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체육교수, 둘째는 운동부 관리, 셋째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관리입니다.

먼저 체육교수 측면에서는 교육내용의 계열성/위계성 확보가 급선무라 생각합니다. 7차 개정교육과정부터 건, , , , 여로 구분 짓기 시작했는데 일선학교와 지도교사의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미명하에 시작되었지만, 실상은 현장교사의 전문성과 교육관에 따라 교육의 편차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교육과정상 오류를 가진 틀을 국가차원에서 제공했다고 보여집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보다 최근의 철학과 트랜드를 새 교육과정에 반영해야한다는 연구자들의 강박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가르쳐야할 체조, 육상, 대표적 구기종목(, , ), 수영 등등의 종목들은 교육과정 상 필수종목으로 선정, 1~3, 1~3 동안 위계적으로 가르쳐야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교과 내 스포츠클럽 시수 반영입니다. 2011년 말에 학교()폭력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떠올랐는데 그때 학생 인성교육의 대안으로 체육수업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또 미명하에 당시 이주호 장관이 청와대에 직접 보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중학교 기준으로 당시 주당 시수 3(1학년)-3(2학년)-2(3학년)를 주당 4시간으로 확대하기로 20121월인가에 발표하고, 20123월부터 갑자기 시수가 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급하게 체육교사를 충원하기는 예산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볼 때 애당초 불가능하니 초등 스포츠강사와는 도입취지나 그 쓰임이 전혀 다른 중등 스포츠강사 라는 새 직업을 만들어 내지요. 문제는 그로 인해 기존 체육교사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일선 중학교 스포츠 강사의 고용은 학교장이 맡고 있습니다. 각급 중학교 체육부에서는 부랴부랴 자격조건을 충족하는 스포츠강사 모시기에 나섰고, 급조된 스포츠강사들은 현장에서 무엇을 가르쳐야하는지 그들의 역할이 정확히 무엇인지 조차 개념화 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물며 교사교육을 받고, 임용 후에 주기적인 교직관에 관한 고민을 갖는 현직교사들도 이따금 교육관과 교육철학에 대한 회의와 변화를 경험하는데 중등 스포츠강사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모든 중등 스포츠강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겪은 몇몇 스포츠강사는 무단결근과 잦은 지각은 부지기 수 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중학교 교과 내 스포츠클럽의 시수를 다시 줄이려하는 시도가 있습니다. 4년간 중등 스포츠강사 예산으로 500억 가까이 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3-3-2던 시수를 체육 정규교사 채용이나 지역적 안배(겸임교사 등) 3-3-3으로 확대하는 것이 어땠을까 생각됩니다.

두 번째는 운동부 관리네요. 강릉중학교에서 7개 운동부를 관리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각 종목을 담당하는 체육교사들은 지정되어 있었지만, 운동부 업무 실무자로서 관련 공문처리나 자잘한 일들을 직접 해결하곤 했습니다. 이 부분은 정일환 선생님, 고성으로 발령을 받으신 장학사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던 부분인데요. 제 생각은 교사는 어떤 과목을 막론하고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현장에는 과거와 달리 특기교사가 현저히 줄어든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신규 체육교사들이 비특기 교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관리 차원에서 대부분의 체육교사들이 본인의 특기와 무관한 종목들의 부장, 혹은 감독이라는 직책을 겸하고 있습니다. 혹자가 말하듯 이것이 체육교사의 숙명이자 사명이라 얘기하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하는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물며 기숙사 사감을 담당하는 교사에게는 그에따른 보수와 업무곤란도(성과상여)를 인정해줍니다. 그런데 체육교사들의 운동부 지도에는 그 어떤 보상도 없습니다. 다만 학기마다 컨설팅이라는 명분으로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의 감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하지요. 운동부에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담당 체육교사가 2차적으로는 체육부장이, 3차적으로는 학교장이 책임을 집니다. 엘리트 운동부를 굳이 학교에서 담당관리해야할까요. 대한체육회와 지역별 산하 체육회에서 실시할 수 는 없을까요. 비특기 체육교육 전공자들이 대부분 신규임용되고 있는 상황에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스포츠클럽과 기타 체육관련 사항입니다. 교과 외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이제 초--고 학생체육활동의 핵심입니다. 학교마다 교사의 노력여하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 효과나 시너지는 최근 학교체육의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위에 언급했듯이 교사의 노력여하에 따라 학교스포츠클럽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인데,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스포츠클럽을 학생스포츠클럽이라고 바꾸면 어떨까요.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데리고 출전할 수 있고 민간단체나 각종 협회, 기관, 종교단체, 기업, 지역에도 출전을 허가하는 겁니다. 다만, 업무가 이관되어야 하겠죠. 계속 대한체육회에 업무를 미루는 것처럼 보여지는데요. 아마 작업중이신 학교체육진흥회(?)의 역할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학생스포츠클럽 대회로의 명칭변경은 정말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겁니다. 당장은 스포츠의 사교육화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적절한 통제와 조절이 가해지면 더욱 풍성한 일반학생들의 평생체육으로의 접근이 수월해 질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그로인해 학교체육의 경쟁력도 분명히 재고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타체육과 관련한 생각으로는 현재 학교 우레탄 체육시설에 관한 내용을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요약하자면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에 대한 유해성에 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보니 설치당시에는 검출되지 않았던 우레탄트랙의 유해물질이 2014년 이전에 설치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의 중금속 허용 기준이 강화되어 과거에는 기준치 미달이었던 것이 현재 기준으로는 초과된다는 사실입니다.(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내용임) 교육부와 교육청, 여론 모두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금속 트랙은 철거해야한다. 철거를 하자니 예산이 필요한데 어떤 방식으로 철거 및 교체를 할 것인지에 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 좋은데 저는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에 대한 원인규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책임을 지어야한다는 마녀사냥이 아니라,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설치당시에는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는데, 4~5년을 사용하고 난 지금의 시점에서 재검사 해보니 허용치의 적게는 5배 많게는 70배 이상의 납(pb)성분이 검출된 건지 그 누구도 원인규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조건 여론이 안좋으니 바꿔야해 라는 식이지요. 미세먼지 문제와 맞물려 대기중의 미세먼지가 우레탄에 축적되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고, 원인미상의 햇빛과 화학작용으로 유해성분이 발생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근데 다 덮고 교체에 관한 논의만 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절차란 것이 현재 우레탄 트랙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대다수의 체육교사들의 인식과 같은 부분입니다.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너스래를 떨어봤는데요. 이런게 교수님이 요청하신 체육교육에 관한 김평강 선생의 생각이 맞다면 혹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또 뵙겠습니다^^

 

2016.9.8.

옥계중 김평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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