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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멕시코로 입국해서 한 2주 쉬다올것(지난했던 2018 러시아 월드컵 리뷰)

인세인피지 2018. 6. 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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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본선32강 독일전을 마지막으로 끝나버렸다. 매 경기 느낀점과 개인적인 생각을 곁들여 리뷰를 쓰고 싶었지만, 여건상 그렇게 하진 못했고 이제 16강 진출이 좌절된 시점에서 개인적인 소회를 좀 밝히고자 한다.

결과적으로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쬐금 성공한 월드컵'으로 기억될것 같다. 천신만고 끝에 16강에 올라서게 된 멕시코는 우리 응원단을 발견하는 족족 목마를 태우고 헹가레를 치고 있다고 하는데, 그마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부분은 높이살만하나 한켠으로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못내 아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만약 그들이 스웨덴을 이겨 3승을 챙기고, 우리가 독일은 2:0으로 이겨 우리가 1승 1무 1패로 본선에 진출했다면, 이건 월드컵 역사에 길이 기억될 희대의 사건이 되었을,,,,,, 말한들 뭣하랴

풀어쓰자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주요목만 요약하고 부연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노이어, 이런 모습 처음이야

 

 

 

1. (매번 실수하지만) 감독을 믿고 기다려야한다.

- 한 때 월드컵 기간중 감독을 경질한 적이 있다. 우리 축구역사의 한 횟을 그은 레전드 선수출신 지도자에게 크나큰 상처를 줬던것 같다. 바람직하지 못한 판단이었다. 전술적인 문제가 있었다면 와서 따질 문제였다. 감독 개인의 부도덕이 문제가 아니라면 대한축구협회도, 국민 그 누구라도 대회중 우리모두가 위촉한 감독을 경질할 권리는 없다. 믿고 기다려줘야한다. 그래야만 감독들이 구상한 전술을 그라운드에 모두 쏟아부을 수 있다. 또 그래야지만 때에 따라선 임기응변식의 선수기용 등의 감독 나름의 창의성이 발휘될것이다. 이거뭐 눈치보느냐 작전펴겠냐

 

2. 언론의 여론 선동질은 결코 약이 되지 못한다.

- 1번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언론은 사실을 전하는 역할이 본연의 기능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대중들은 여과없이 언론이 전하는 소식을 받아들이기 마련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전달에 주력해야하며 혹여나 여론놀이로 대표팀을 압박하는 행태는 옳지 못하다.

 

3. 수비수의 자질문제

- 사실 장현수와 김영권 문제는 그동안 대표팀의 고질적인 고민거리 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두명의 선수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를 기용해야한다는 사실이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떠돌았다. "전국민은 다 아는데 왜 신태용 감독만 모르냐"는 비아냥이 결코 하루아침에 생성된 여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신 감독이 몰랐을까? 그만큼 우리 수비자원의 층이 얇았던 것은 아닐까? 오죽했으면 그럴까? 김영권과 장현수, 김민수 선수등을 싸잡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몸을 던지며 부상을 의식하지 않고 육탄방어로 상대의 포화를 막아낸 그들의 투지와 헌신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각 방송사의 해설가들의 조언처럼 선수개인의 판단이겠지만 객관적으로 그리고 수비성공확률의 통계에 비추어서도 잘못된 판단이 있었던 것 만은 사실이라고 보여진다. 명문팀엔 걸출한 대형 수비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이 절실했던 우리의 월드컵 기간이었다.

 

4. 수비라인으로부터의 빌드업(공격전개능력) 중요성

- 장현수 선수의 발탁은 수비능력도 그렇지만 수비선수치곤 발군인 빌드업 능력 때문이었다는 평가가 정설로 여겨진다. 실제로 소속팀에서나 그간 대표팀에서의 장현수의 빌드업 능력은 여타 다른 수비수보다 뛰어난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아르헨티나의 마스체라노는 체격적으로 대형선수는 분명히 아니지만 빠른 판단력과 위치선정, 왠만한 미드필더를 능가하는 빌드업 능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비라 평가 받는다. 야구선수에게 5툴(판단력, 송구능력, 장타력, 빠른발, 선구안과 컨택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제는 국가대표 수비수 쯤되면 빌드업 능력도 필수 능력으로 여겨진다. 후방부터 빌드업이 되지 않으면, 결국은 수비라인에서의 공격전개는 뻥축구가 될 수 밖에 없음은 그간의 숱한 대표팀 경기를 통해 우리는 이미 확인했다.

 

5. 기성용의 존재가 과연 약이었을까, 그의 부상 악재가 우리팀에게 과연 독이었을까

- 사실 나는 기성용의 볼 키핑 능력은 높이사지만 공격전개에 있어 느린 템포를 가져가는 것은 그에대한 불만이자, 팀의 전체적인 역량을 약화시키는 불안요소로 생각했다. 아마 기성용 선수를 옹호하는 분들은 기 선수외에 우리나라에 이정도 볼 키핑 능력과 볼 배급 능력, 그리고 리더십을 보이는 선수가 있느냐, 즉 대안이 있느냐고 반문했을 때 역활에 따른 인물자체의 대체자는 선뜻 떠오르지 않지만 독일전의 두 선수로의 대체활용도 하나의 방안이었지 않았나 반문하고 싶다. 기 선수의 능력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우리나라 대표팀 성격에 맞는 빠른 템포의 역습과 상대 미드필더진에 대한 강한 압박을 추구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독일전에서 보여줬던 이재성과 문선민/주세종 조합이 지금의 우리나라 대표팀의 색깔에 조금 더 적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기 선수의 공격전개가 다소 늦는건 사실이다. 차라리 기선수 쯤 되는 테크니션이 마스체라노 처럼 최후방을 지키는 풀백 역할을 맡았다면 어땠을까? 밑으로 부터는 빌드업이 이루어 지고, 간혹 필드를 가로지르는 정확한 롱패스와 위협적인 중거리 슛팅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대형 수비수로서의 기성용, 이것도 왠지 멋질것 같은데

 

6. 한국축구는 체력과 근성을 바탕으로한 압박과 탈압박 능력을 보여줄 때 비로소 진가를 보인다.

- 히딩크 감독에게만 보였던 걸까? 아니면 전임 감독의 화려한 성공을 모방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두려워서 였을까? 스웨덴전에서의 우리의 경기력은 좋다 나쁘다 표현할 만한 것이 없었다. 유효슈팅이 0이었다. 아무것도 안하다가 페널티킥을 줬다. 1:0으로 패했다. 스웨덴을 상대로 독일전과 같은 전술을 사용했다면 어땠을가? 차라리 기성용을 장현수와 위치를 바꾸어 기용했다면 어땠을까? 멕시코전에서의 우리 경기력은 그야말로 날것 그대로의 것을 보여줬다.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멕시코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거칠게 나갈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원래 거친 경기를 해야한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방법은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여야 한다. 이탈리아의 축구가 그렇고,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했던 중동이나 아시아 국가에게 우리가 고전할 때의 상대는 하나같이 거칠었다. 그렇게 불편하게 해야한다. 그게 우리의 색깔이고 약팀이 강팀과 싸워 지지 않는 것이다. 독일전은 어떤가, 기성용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했고 그자리를 압박과 투지 넘치는 세명의 선수가 시종일관 뛰고 넘어지고 움직였다. 수비에 불안을 보이던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빌드업을 담당했고 적절한 타이밍의 가로채기와 태클로 대표팀의 허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장현수의 빈자리는 윤영선 선수가 맡았다. 안정적인 볼 클리어런스와 과감한 판단력이 돋보였다. 센터링이 올라간 자리에는 항상 윤영선이 있었다. 왜 이 선수가 주전이 되지 못했던 것인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7. 실제 독일 축구의 현재는 과거처럼 그다지 밝지 않았다.

- 세계 랭킹 1위라는 말만 들었지, 아직도 클로제나 발락이 뛰고 있는 줄만 알았던 독일에는 토니 크로스와 골키퍼 노이어 정도만 눈에 띄었다. 사실 잘 몰랐거니와 토니 크로스는 좀 더 위쪽에서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인줄 알았으나 독일전 경기를 보니, 왼쪽 측후방을 담당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과거 레알에서도 뛰었던 그 외질이 있었으나 외질의 날카로운 패스나 허를 찌르는 돌파는 온데간데 없었다. 생각보다 독일의 창은 무뎠다. 후반 고메스와 뮐러를 투입하고, 추가시간에는 노이어 마져 공격에 가담했으나 그들의 무딘창으로 대한민국의 골망을 흔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노이어의 문전 쇄도 : 내 살다살다 이런 광경을 다보고, 국가대표 선수단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8. 조현우라는 걸출한 골키퍼를 배출하게 된다.

- 이번 월드컵 우리대표팀 최대의 수혜자는 조현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써 맨유, 리버풀 등 세계 최고의 클럽에서 그에대한 스카웃리포트 작성에 들어갔다는 언론발표가 있다. 그간 주전이었던 김승규와 김진현 골키퍼를 제치고 32강 예선전 경기 3경기를 모두 치룬 조현우는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 제 몫을 충분히 다해주었고, 독일전에서의 그의 활약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선방쇼로 꼽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상대의 헤더는 조현우의 손바닥에 족족 막혔고, 상대의 크로스는 조현우의 빠른 판단력, 높은 점프력, 긴 리치를 활용해 어김없이 캐치되기 바빴다. 대구FC라는 그의 소속이 이제는 너무 어색하다. 어서빨리 빅리그의 명문팀에서 활약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9. 그외(쓰다보니 끝이 없다)

#호날도와 메시 : 이번 월드컵의 또하나의 볼거리는 호날도와 메시중 누가 더 월드컵에 가까이 다가가느냐인데, 왜 다가간다고 표현했는지는 독자들이 더 잘 알것이다. 아르헨과 포르투칼은 분명 월드컵 우승 후보는 아니다. 특히 예선3경기를 치룬 아르헨의 전력을 미루어볼 때 현재로서는 포르투칼의 호날도가 더 월드컵 성취에 가까다고 볼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호날두의 압승이다. 과연 16강부터의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굉장한 관심사다.

#손흥민의 활용 : 확실히 손흥민은 속도가 붙어야 진가를 발휘하는 선수다. 백미는 독일전에서 나왔는데 이미 90분을 소화한 선수라 믿기 힘들정도의 폭발적인 문전쇄도, 나는 이 선수가 방금 교체된 선수인줄 착각했다. 미들에서 약 60m 가량 찔러준 주세종의 왼발 패스 또한 가히 예술적이었다. 다만 예선3경기를 통해 손흥민의 골욕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자칫 팀을 수렁으로 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손흥민이 하면 무조건 용서된다는 분위기, 손흥민에게 전달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미루기 패스 등은 결코 팀에 득될게 없는 분위기 였음은 자명하다. 독일전에서 발사한번 못하고 어이없게 빼앗긴 찬스가 얼마나 많았던가, 만약 그 한번의 턴오버에 이은 역습으로 우리가 쉽게 골을 내주었다면? 까방권? 그딴건 기대도 못한다. 정말, 죽다 살아난것 맞다.

 

 

가까스로 까방권을 획득한 한국 축구대표팀

 

해단 및 뒤풀이 휴가는 멕시코 칸쿤을 추천한다.

그리고, 황희찬은 왜 맥없이 교체했는지가 궁금하다. (그렇게 컨디션이 나빴다면 넣지를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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