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인 tennis

[테니스서브] 서브암 로테이션의 정착과 연합화 과정

인세인피지 2025. 12. 25. 23:54
반응형

운동학습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피츠와 포스너가 1967년 주창한 인지>연합>자동화 이론일 것이다.

문자그대로, 인지 단계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연합은 그 무엇들을 어떻게 종합하여 발현시킬 것인가? 자동화는 무의식적으로 그 동작을 상황에 맞게 동작하는 단계를 말한다.

2025년 11월, 나는 드디어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하게되었다. 아쉽게도 서브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입상이라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내 서브가 자동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에도 여타의 다른 능력들의 종합으로 전국대회 입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낸것은 그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해 한편으로 뿌뜻하기도 하고,

저때만 하더라도, 내 서브는 아직도 인지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모른채로 12년간 테니스를 쳐왔다. 내가 특정 코치에게 내 테니스 기술 습득을 일임하지 않았던것도 대부분의 내 주변에 있는 지도자들은 인지단계를 거치지않고, 그 기술들을 자동화 시킨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단지 내가 테니스를 즐기기만 하는 순수동호인이라면 최고로 멋지고,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는 어떤 코치의 폼을 무작정 따라하고, 그 코치에게서 내 폼과 당신의 폼의 차이점을 찾아내어 당신의 것과 완전히 동일하게 만들어달라고 했으면, 12년이 아니라, 단지 6개월이면 서브 기술을 마스터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운동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이 서브 매커니즘을 오롯이 이해하게되면 투구동작과도 일맥상통하게 되어, 배구 스파이크, 배드민턴 스매시 뿐만아니라, 투창, 투구 동작까지도 어느정도의 효율적 운동연쇄 효과를 얻을 수 있는것.

암튼 복잡한 얘기는 그만하고, 오늘 정리하고자 하는 내용은 25년 11월까지의 서브암(Serve arm) 로테이션에 대한 이해와 12월 현재의 서브암 로테이션의 차이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

11월까지는 숄더로테이션의 올바른 방향성, 매커니즘에 대해 이해했고, 그 방법을 트로피에서 머리 앞쪽에서 이루어지는 라켓 드롭에 꽂혀있었다면, 지금에와서는 오히려 트로피이후 머리 뒷쪽에서 이루어지는 라켓 드롭에 완전 정착했으며, 깨닫고 나서 atp선수들의 서브암 로테이션을 분석한 결과 후자에 더 가까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것.

더욱이 최근에 서브 스탠스도 기존의 플랫포지션에서 핀포인트로 바꾸었는데, 영상촬영을 해서 분석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분명히 알카라즈의 서브 동작을 추구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요즘 빅2인 시너와 알카라즈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현 시점 서브 스킬에서는 시너의 것이 조금 더 우세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 서브가 알카라즈의 것을 오마주하고 있는 사실은 약간 서글프긴하지만, 그래도 동호인이 알카라즈의 매커니즘을 흉내내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 만으로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라켓드롭이 머리 앞 즉 전면에서 이루어 진다는 말, 그리고 머리 뒤, 신체 후면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자칫 이상한 표현으로 들리수 있겠지만, 이는 정말이지 중요한 포인트였다. 내가 올 여름 하루에 서브연습을 300개씩 할 때 어느정도 어깨 가동범위가 완전히 개방되면 이따금 후면에서 라켓드롭이 이루어지는 느낌을 연속적으로 받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는 어? 이건 또 뭐지? 이렇게 하는게 맞나? 그럼 시합때는 이 동작을 어떻게 발현시켜야하는거지? 시합하기 전에 서브를 300개쯤 넣고 가야하는건가? 분명 조코비치 서브매커니즘이 이렇게 동작하는것 같은데, 나는 그걸 즉석에서 흉내낼 수도 설명할 수도없었던것. 근데 이제는 알것 같다.

대부분의 동호인들이 지도자들의 지도아래, 혹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일반적인 트로피자세와 트로피에 이은 라켓드랍을 원(O)의 형태로 모양짓고 서브를 한다. 보통은 이 동작만으로도 동호인 수준의 경기는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근데 대체로 이 동작으로 서브를 구사하는 분들은 플랫이나 스핀계열보다는 슬라이스 서브에 강점을 보인다. 원의 형태로 트로피와 라켓드롭이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라켓의 움직임이 공의 3시방향을 깍아치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내가 수년간 서브 때문에 고생할때(특히 세컨서브에 자신이 없을때) 주변의 친한 코치들이나 고수들의 조언은 슬라이스 서브를 넣으라는 조언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슬라이스 서브를 넣을 줄 알면 나도 그 동작을 하겠는데 오히려 나는 슬라이스 서브가 더 어렵다고 호소했었다. 그들에 있어 슬라이스 서브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서브방식의 자연스런 결과물이 었던것이다. 보통의 이런 조언들은 감사하긴 하지만, 플랫서브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수준의 지인들 조언이었기 때문에 사실 귀담아듣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과거에 스핀(퀵에 가까운)서브를 주 서브로 구사했던 사람이었기에 경기중 슬라이스 서브를 세컨으로 사용한다는것은 사실 좀 어색했었다.

문제는 내가 과거 이 퀵서브를 몇 게임에 걸쳐 넣고 나면, 그후로 몇일간은 어깨가 아파 테니스를 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던것, 용하다는 외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봐도 그져 너무 무리해서 그렇다는 진단만해줄뿐 내 매커니즘이 잘못된 부분에서 기인한다는 얘기는 그 누구도 해주지 않았다. 테니스를 건강하게 더 오래치고 싶다는 일념으로 나는 내 서브를 전면 수정하기에 이르렀다. 이게 벌써 3년쯤 된것같다. 내 블로그의 테니스 서브관련 글을 찾아보면 그 시작을 알 수 있을것이다. 다시 문제의 슬라이스 서브로 돌아가서, 슬라이스 서브만 넣는 사람들중 간혹 플랫서브 까지 발전시키는 경우는 있지만, 플랫에서 스핀까지 발전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테니스 초고수들은 이 세가지 서브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이 세가 서브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것은 힘들이지 않고, 자기 서브게임을 지키고 간다는 뜻이고, 자기서브를 지킨다는 뜻은 상대서브를 한 번만 브레이크하면 경기를 가져온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서브가 강하지 않은 동호인중 승률이 높은 경우는 발리가 강하거나 아주 특별한 케이스로 스트로크 기술이 남다르게 발달된 케이스가 있다. 그러나 발리만 강화된 케이스는 주로 전국대회 신인부 입상 수준에서 그 한계를 드러내며, 스트로크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에는 물론 오픈부에서도 충분히 통하나, 체력적인 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지켜봤다.

신체 후면에서의 드롭을 본격적으로 시도해본 연유는 뜻밖에도 LA다저스의 세계에서 가장 비싼 투수, 야마모토 선수의 투구폼에서 착안했다. 지금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야마모토는 경기전 특별한 웜업을 하기로 유명한 선수다. 어깨 관절이 가동성을 증가시키는 보강운동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드릴뿐아니라, 경기장에서 투창동작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며, 실제로 창던지기 도구를 이용해 하늘위로 도구를 던지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작은 체구의 선수가 어떻게 16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와 안정감있는 플에이스먼트를 구사하는지 유심히 살펴보다가, 지금의 후면 라켓드롭을 착안하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페더러가 일반인들의 테니스 서브 발전에 많은 방해를 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코치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한다. 페더러의 서브와 스트로크는 따라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맞는말이다. 백번공감한다. 나도 테니스를 처음시작할때는 페더러의 그 우아한 동작들을 가지고 싶어했다. 실제로 플랫포지션으로 서브를 넣어왔던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페더러의 그것을 따라하고 싶었던게 가장 큰 이유였던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도 가끔 페더러의 서브 매커니즘을 흉내내 보곤하는데, 여전히 그건 쉽지 않다.

오늘 나름 긴장감 있는 경기를 하고 왔다. 상대는 강한 스트로크와 다양한 경기전략을 펼치는 백전노장의 선수들, 오늘은 바람이 특히나 심하게 부는 상황이었기에 내 스핀계열이 서브가 안정감 있게 구사되는지 확인하는게 목적이었다. 어젯밤 200개 한 카트를 서브로 다 넣으면서 리듬감과 트로피 동작 형성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던게 효과가 있었던것 같다. 물론 아직까지 슬라이스 서브는 내 의도만큼 깊숙하게 꺽여들어가지는 않지만 테니스 선수가 슬라이스 서브를 넣지 못하는것은 큰 단점인것 만은 분명하다. 극단적으로 퀵서브에 대응하려고 백쪽에 붙어있는 선수들에게는 슬라이스 서브가 특효기 때문이다.

오른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핀포인트에서 뒷다리가 완전히 지면반력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것. 플랫서브를 70% 이상의 성공확률로 원하는 방향에 정확히 넣지 못하는 문제 등이 여전히 상존하지만, 지금의 내 서브는 그 어느때보다도 좋다.

무엇을 어떻게 넣을것이냐에 대한 인지화 단계는 이제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이제 서브의 질을 결정하는 연합단계이다. 타이밍, 다리의 위치, 토스높이 방향, 서브암의 로테이션, 팔꿈치의 높이, 트로피에서의 라켓면 등등 아직은 동시에 신경쓸 부분들이 여전히 산적하지만, 이번 동계기간 내 서브는 분명히 연합화 단계를 지나 자동화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2026년은 신인부를 졸업하고, 오픈부에 데뷔한다. 동계훈련기간 무리하지 않으면서 이 서브 매커니즘을 다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