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으로 테니스대회를 다녀왔다. 대한테니스협회 생활체육부에서 주최하는 전국 신인부 대회였다. 테니스를 열심히 친 지 근 10년 정도 되니까 이제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전국 신입은 낯익은 얼굴들이 제법 많다. 반정기적으로 만나기에 낯선 반가움에 인사를 하는 사이도 있지만 그 인사 도중에도 한편으론 아직도 전국 신인부를 졸업하지 못했다는 약간의 쑥스러운 온도가 감지되곤한다.
문제는 오늘의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예산 첫 경기를 강릉 동* 클럽 선수들과 경기를 하였는데 강타는 없었지만 상당히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는 전국 신인부 내에서 제법 통하는 수준에 실력을 갖춘 상대였다.
경기 초반에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강타 위주의 플레이를 펼쳤다. 아마 그 패턴이 잘 먹혔었다면 그렇게 두통이 유발될 리가 없었을텐데 첫 경기이고 아침이다보니 우리의 스윙은 위축 되어 있었고 전비했던 강타 위주의 플레이를 전개할 수 없었다. 당연히 이유의 양상은 우리가 밀리는 전개로 펼쳐졌고 급기야 게임 스코어 1대 4까지 벌어지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때 파트너가 저들은 강타의 플레이가 없기 때문에 발리로 밀어주기만 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고 우리는 일종의 버티기 그리고 찬스가 났을 때 끊어주기 플레이로 일관했다. 문제는 이 패턴의 플레이에 내가 익숙치 않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타이브래크 7대 4로 예상 첫 경기를 승리했으나 경기 직후 나는 극심한 두통을 느끼게되었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취미 활동인데 극심한 두통이라니, 예선 두 번째 게임에서는 구력이 얼마 되지 않은 부자조를 만났다. 처음에는 아들보다 아부지가 더 고수일 거라 생각하고 그쪽을 공략했는데 생각보다 아들의 플레이가 아부지의 그것보다 더 뛰어났던 것.
예상과 다르게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또다시 이겼다. 역시나 어려울 땐 버티기 전략이었다. 이번에는 버티라는 표현보다는 보내주기 전략이었다. 상대의 공세는 예선 첫 경기보다 더욱 약했고 이런 류의 경기수준에는 그냥 다시 공을 반대 코트로 보내주면 되는 것이었다.
문제는 다시한번 적지만 내가 이런 류의 경기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는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두통은 가시질 않았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왔다.
어쨌든 조 1위를 차지했고 그로부터 1시간 반여를 대기끝에 본선 첫 경기 64강 경기에 돌입했다. 이번 상대도 예선 첫 경기와 같이 에러는 없으면서 비교적 탄탄한 경기를 운영하는 스타일, 경기는 그때와 같은 양상 또다시 뛰시다가 간신히 타이브레이크,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하는 패턴이었다. 신로 엄청난 두통이 가시질 않았다.
강한 서브를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이런 패턴의 경기에 익숙해져야 하고 이걸 이겨내야만 그나마 전국 신인부 본선 2, 3, 4회전을 버텨낼 수 있다.
경기는 32강에서 멈춰섰다. 32강 대기 선수를 미리 확인하러 그들의 64강 경기를 지켜봤다. 스트록도 별로 없고 포인트 스트록 그도 제대로 하지 않는 양팀이 경기를 하고 있었다. 이건 뭐지? 우리는 그렇게 처절하게 예선을 겪어 본선에 올라왔는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올라온 거지? 간혹 전국 신인부에도 태린이 선수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대회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난타를 하는 동안에도 내 난타 파트너는 바디로 오는 공을 전혀 블로킹 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왼손잡이, 이해하지 못하는 포인트에서 웃는 그의 행동, 나는 이렇게 예측되지 않는 행동을 예측되지 않는 스타일을 보이는 선수들이 참 싫다. 경기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토스를 이겼으나 리턴을 하기로 했다. 오히려 약하다고 느껴지는 상대가 먼저 서브를 해서 브레이크를 하고 시작하는 전략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의 서브를 우리는 브레이크를 하지 못했다. 무언가 시원하게 경기가 진행이 돼야 되는데 하루 종일 같은 패턴의 연속이었다. 끝내야 하고 끝내주어야 하는데 무언가 경기가 계속 늘어지는 기분 이었다. 내 파트너는 이런 스타일의 편안함을 느끼지만 나는 그런 스타일의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었다. 일단은 모든 플레이 스타일을 나보다 고수인 파트너에게 맞추었다.
경기 초반 또 다시 우리는 끌려갔다. 결정적인 상황은 그 왼손잡의 서브를 브레이크하지 못했다는 것, 아주 약하지만 아주 큰 호를 그리는 무브먼트, 우습게 알고 덤빈 그의 서브는 결코 쉬운 서브가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두 번이나 그의 서브를 브레이크하지 못했다.
게임 스코어 2대5, 나의 두 번째 서브이다. 나의 첫 서브게임도 상대에게 브레이크 된 상황이었다. 스핀 계열의 서브로 계속 일관하다가 도저히 안정감이 생기지 않아 다시 영월대회 때 처럼 약한 서브를 넣었다. 어렵사리 나의 게임을 가져왔다. 스코어는 3대 5.
서빙 포더 매치 상황. 상대 일번서버의 서브스게임을 반드시 브레이크 해야 하는 상황, 어이없어도 내가 여러분의 리턴 실수를 했던 것 같다. 파트너는 이런 류의 경기 패턴에 익숙했지만 내가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니 경기내내 엄청난 체력 소모를 했고 결국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다리에 경련이 오고 말았다. 경기는 그대로 6대 3으로 마무리되었다.
잠시 후 같이 운동하는 클럽에 형님께서 경기장에 들어오시더니 이 경기를 우리가 당연히 이기고 16강 경기를 자신들과 할 거라고 예상했다는데 하 이런 대진이, 모든 테니스대회가 그렇듯 한두 번의 위기뒤에는 한두 번의 편한대진, 그리고 다시 한 두 번 의 어려운 대진이 반복된다. 아마도 우리가 쉽게 생각했던 그 32강 경기를 가져갔었더라면 우리는 8강에 진입해 있었을 것이다. 우리 대신 우리를 이긴 팀을 상대로 이기고 8강에 올라간 형님 들의 경기를 대회장에 남아 응원했다. 상대는 주최 측 지역테니스협회에 임원을 맡고 있는 아주 탄탄한 실력의 선수들. 경기 결과는 6대 0이었다. 우리 쪽 형님의 세컨서브가 풋폴트가 많이 나는 것을 발견한 주최 측에서 8강부터 풋폴트를 엄격히 보겠다라고 엄포를 놨고 경기력은 현저히 위축, 당시 그 형님들의 체력도 사실 거의 바닥이 었다.
원주로 복귀해서 대회 결과가 궁금하여 다시 생체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우승팀을 확인했다. 아마도 최종 우승팀은 끝끝내 안전하게 경기를 풀어간 팀이었던 것 같다. 우승 팀의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대회장을 빠져나오면서 느꼈던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안전한 플레이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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