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악재가 겹쳐 온갖 잡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그 잡념이 꿈으로 현실으로 이어지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희안하게도 또 고기를 낚는 꿈을 꾸게 된다. 저번처럼 거대한 고래의 파동은 아니었고, 성인 팔뚝보다 굵고 큼지막한 가물치며, 낚시대에 연결된 통발에 참돔이 걸려올라 오는 희안한 꿈을 - 물 반 고기 반 이라는 표현을 이럴때 쓰는건가, 수심은 얕은데 물고기들이 가득찬 냇가에서 나는 그 활발한 물고기들을 한마리라도 더 잡고, 더 담으려고 내 집이 아닌 남의 집 베란다를 그렇게 조심스래 움직였나보다.
그런데 갑자기 조지아에서 본 코카서스와 비견될 거대한 굴삭기 같은 채굴장비가 마치 투망으로 그 넓은 냇가를 단번에 휘감는 것 처럼 나의 어장을 덮치어버렸다. 그 광경을 너무도 놀란 가슴으로 지켜보고 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냇가에서 채굴한 모래와 시멘트가 단번에 뒤섞여 바로 옆 공터 공사현장에 마치 잔디떼를 덮듯 한층 한층 올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그 건설공사는 최소 20층은 될터인데 눈앞에서 삽시간에 건물이 올라가는 것을 보노라니 참으로 귀하디 귀한 광경임에 틀림없었지만 이 모든게 눈깜짝할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공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잠시후 나는 무단침입한 그 집의 안주인에게 적발되었는데, 그녀는 나를 테이져과 같은 총기를 사용하여 나를 협박하였고, 실제 테이져건을 맞지는 않았지만 그 고통을 어느정도 느낄 수 있었기에 순순히 항복할 수 밖에 없었다. 따로 나를 결박한 것도 아니고, 나를 강금한 것도 아니지만 표현못할 공포에 사로잡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노라니 신세가 참 처량하였다.
안주인이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틈을타 나는 이웃의 집을 살그머니 나와 그 저택의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지나는 방마다 아이러니하게도 친숙한 희귀 성을 가진 명패가 걸려있는게 아닌가, 그 집의 첫째 아들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얼굴은 어디서 본듯한 우리는 짧은 대화를 마치고, 헤어졌다. 이윽고 두번째 방에 들렀을 때 어느 작은 꼬마아이가 나에게 무척이나 무례하게 대하는 것이었다. 이 작은 꼬마 녀석이 어른을 공경할 줄도 모른다는 생각이 꽤씸죄에 미쳐 나는 꼬마에게 살짝의 골탕을 먹여주고 돌아서는데 마지막 세번째 방에서 나온 내가 아는 동기성이 나오며 "너 우리성님 한테 무슨짓을 한거야"라며 화를 내기 시작한다. 나는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그 작은 꼬마가 무슨 성의 성님이 되느냐며 뒤를 돌아보았는데, 첫번째 방의 큰 성님은 어느덧 백발의 노인이 되어 있었고, 두번째 방의 꼬마는 중년의 신사가, 다시 돌아본 세번째 동기성님은 내가 아는 얼굴이었다.
이는 희안하게도 내가 사는 곳과 시간의 단위가 달라도 한참 다른 곳이라는 것을 지각한 순간, 왜 이런 이해못할 일련의 사건들이 그렇게 장황하게 내 앞에 펼쳐졌는지, 또 그 의미들은 무엇인지 잡념이 꿈으로 현실으로 이어지는 기이한 경험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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