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니스 기술 만족도는 굉장히 높다. 최근에 달라진것은 복식에서 서브앤발리를 주도적으로 구사한다는것. 그간 단식 테니스 방식인 스트로크 플레이에 치중했기에 복식 경기에서도 서브앤발리를 주로 구사하지 않았었는데(라고 쓰고 못했었는데가 맞다 ㅎㅎ)
약 한달 전,, 그러고 보니 불과 정말 한달 전이다. 같이 운동하는 어르신께서 "김선생은 서브랑 발리가 기본적으로 되는데 왜 복식경기할 때 서브앤 발리를 하지 않느냐,,",
비근한 예로 서브앤발리를 하지 않는 김선생과의 경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그렇지만 테니스에 입문한지 이제 1년된 이 선생(인근 중학교에 근무하시는 체육과 선배 교사이시다)과의 경기는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고 조언해주신것.
그랬다. 나는 복식에서 서브앤발리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일단 기술적으로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했던게 1번이고, 서브앤발리 구사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지 못했던게 두번째 이유였던것.
그리고는 오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르신께서 게임을 제안하셨다. 어르신과 나의 페어, 그리고 상대는 전국대회를 수차례 입상하신 발리전문 클럽의 선배와 테니스 구력 30년은 족히 넘으신 베테랑중의 베테랑(당연히 이 분도 왕년 전국대회 우승자 출신이시다)
그러면서 내게 딱 하나의 조건만 제안하셨다. 나의 서브 차례일 때 퍼스트 서브건, 세컨드 서브건 무조건 서브앤발리로 경기를 풀어가보라는것.
반신반의 했지만 연습을 거의 해보지 않았던 서브앤발리를 구사했다. 당연히 상대방도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기에 내 서브앤 발리는 성공률이 매우 낮았지만 파트너께서는 계속해서 격려를 해주셨다. 처음에는 서브후 발리를 하는 과정에서 내 라켓에 맞은 공이 코트밖으로 튕겨져 나가기 바빴지만 이내 성공률이 조금씩 높아지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서브앤 발리가 결코 체력적으로 쉬운 경기방식이 아니라는것을 느꼈다. 서브 후 네트앞으로 전진후 내게 공이 오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 부분에서 이게 엄청난 체력을 요구했던것.
그렇게 그날, 몇 가지 우주의 기운이 맞물려, 나는 테니스 입문 9년만에 서브앤발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1. 조언을 해주신 어르신의 정확한 팩트체크: 어느정도 개별 기술이 무르익었고, 이걸 하지않으면 넌 항상 그 수준이다.
2. 다행히도 상대의 스트록이 강하지 않았고, 내게 서브앤발리가 필요하다는걸 가르쳐주시는 경기였다는걸 다들 알고 있었기에 어느정도 맞추어주셨다.
3. 약 두 달 전쯤 서브의 느낌이 어느정도 잡혔고, 한 달 전 쯤 발리의 느낌이 서서히 오고 있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도 정말 적절했던것 같다.
그러부터 한달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전국신인부 우승과 입상자들과의 경기에서도 경기에 임하는 압박감이 과거에 비해 버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복식에서의 서브앤발리 장착이 단숨에 도대회 수준에서 전국대회 수준으로 급을 업글한 것이다.
그리고 어제, 다음주에 열린 원주시 치악배 테니스대회(도대회) 단체전을 준비하기 위해 소위 마스터팀에 차출되어 연습에 나섰다. 총6명의 엔트리중 2명은 전국구 슈퍼, 2명은 신인부 우승과 입상, 나를 포함한 2명은 도대회 우승자,, 평소에 즐겁게 운동하던 선배 고수들이었으나 다음주 도대회 단체전 우승을 목표로 팀을 꾸린만큼, 연습경기였음에도 분위기가 매우 살벌했던것. 나름 슈퍼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들이었고, 우승/입상자들의 최근 기량을 점검하는 무대였던것. 결과는 슈퍼와의 페어에서 2패, 우승자와의 페어에서 1패, 3전3패를 기록했다.
경기후 많은 생각을 하게된 연습이었는데, 슈퍼와의 페어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 '최선을 다해 나의 에러를 줄여야 한다. 우리팀에 리스크를 안겨주는 무리한 공격시도는 하지않는다'로 다시 생각해보게되었고, 긴장 상황에서의 서브앤 발리 기술 구사의 정밀성의 필요(슈퍼들의 리턴은 실로 무시무시하다. 파워면에서도 코스면에서도, 타이밍 면에서도,, 반드시 첫 발리를 성공시켜야 비로서 서브앤발리어가 되는것), 상대 조합이 단단한 전위/슈퍼급 스트로커 조합일 경우 어떻게 해파해야하는지(쌍발리로 틀어막거나, 로브로 흔들기) 등등으로 점철되는 숙제를 남긴 연습이었다.
아, 그리고 무리를 했는지 최근에 아슬아슬했던 엘보가 경기 막판 '띵'하고 찾아왔다. 일단 다음주 대회까지는 소염진통제와 물리치료로 부상부위를 진정시키고, 경기감각을 유지하는데 온심을 다해야겠다.
최근에 바꾼 기술들이 몇가지 있어서 그 원인을 딱 잡아내기가 애매하다. 도대체 어느 동작에서 부상이 왔는지가 계속 미지수이다. 당연히 1번 원인은 서브로 간주되나,,,, 테니스 입문 8년만에 찾아온 서브의 편안함을 버리기 싫다 ㅠㅠ, 두번째는 최근에 시도한 발리 위주의 플레인데, 일부 선배들은 내가 발리를 할 때 팔을 쭉쭉 펴는 동작을 취해서 엘보에 무리가 왔을것으로 추측한다. 아마 한 달전쯤 본격적으로 서브앤발리를 구사할 무렵부터 엘보가 아프기 시작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분명 발리 동작인것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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