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때와 마찬가지로 21시 화요일 야간 수업을 마치고, 체육관에 우두커니 서서 이노무 포핸드 스트록이 왜 안될까라는 고민을 시작한다.
지난주 강릉시 협회장기 테니스 대회 신인부전에서 예선 1승1패로 조2위 본선진출, 본선1회전을 거쳐 본선2회전 16강 토너먼트에서 5:2 리드하다, 타이브랙 7:3으로 대역전패, 포핸드와 서브의 여전한 불안정 aka 미완성에 따른 스스로의 답답함은 남았지만, 사실 그닥 아쉽지는 않았다.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의 비리비리 세컨 서브도 공세적으로 공략하지 못했으니 변명의 여지는 없다.
그래도, 대회를 통해 약간의 자신감을 얻은 부분은 다시 또 포핸드다. 생각해보니 꽤오랜시간(약,,,1년여 남짓이지만) 웨스턴 포핸드,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조코비치의 포핸드를 모방해 왔는데 실전에서 이거다 싶은 느낌은 받은적이 없었거든, 더욱이 시합상황에서 정확한 웨스턴 그립을 취하고 공을 잡아친다는 생각만 있었지 여전히 공의 윗부분만 벗겨내는 아주 얇은 스윙의 웨스턴만 반복되는 중이었으니, 이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금년에 출전한 서너 차례의 단식대회에서도 그립을 웨스턴으로 오롯이 바꾸었다는 의의와 투핸드 백스트록을 일단은 구사하고 있으니, 테니스를 다시 시작한 2014년10월 이후로 2년만에 장족의 발전이다. 이제야 다시 돌아보니 말이다.
엊그제 대회에서의 아쉬움을 다시 서술하자면, 여전히 포핸드가 얇고 불안하다는것. 어떻게 쳐야겠다는 이미지는 50%정도 그려지는데 확신이 없달까, 임팩트순간에 계속 스윙궤적을 들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공은 점점 얇아지는 상황, 물론 그러면서 점점 공은 짧아졌다. 본선 1회전은 6:1로 가볍게 이겼는데, 내가 잘쳐서가 아니라 상대가 그정도 포핸드에도 부담을 느끼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리라, 호기롭게 시작한 본선 2회전 또한 다양한 게임운영을 통해 중요한 포인트를 쌓아가며 5:2까지 리드차를 벌려놓았으나 역시나 결정적 한방이 없는 상태에서의 리드는 불안하기만 하다.
목표는 단 하나, 더이상 얇게 쳐서는 안된다는것. 그렇게 오늘의 과제,, 이제는 지상 최우선 과제라고 해도 과언을 아닐듯,, 무려 2년을 끌어왔으니 말이다. 스윙의 이미지화 50% 를 100%로 완전히 고정화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밀어치는 자세를 수없이 반복하여 몸에 입력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는 웨스턴 포핸드 스윙 메커니즘을 완성해야하는데 장작 2시간에 걸쳐 다시 또 다듬고 또 다듬고, 쳐보고 또 쳐보고를 반복해서 이제 만족할 만한 스윙 매커니즘을 이미지트레이닝 할 수 있을정도로 고정한것 같다. 최종적으로 느낌점을 몇가지 적어본다면
1. 결국 스윙은 주먹(그립)이 주도하는 것이다. 결코 라켓의 헤드가 핑 돌아서는 무게있는 포핸드를 가져갈 수 없다.
2. 웨스턴으로는 스탠스 또한 오픈과 뉴트럴 모두 가능한데 클로즈드는 아무래도 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오픈인 경우에는 좌측으로 그립을 잡아당긴다는 느낌이 강하고, 뉴트럴의 경우 미리 형성된 임팩트 면을 그대로 전방으로 쭉 밀어주는 느낌이 강하다.
3. 스윙은 최대한 앞으로 팔을 펴주어야 하는데, 고정된 손목의 콕킹을 유지한채 허리의 유려한 움직임을 동반하며 팔꿈치, 어깨까지 쭉펴지면서 시선을 고정(none head up)하면, 굳이 와이퍼를 말들려고 의도하지 않아도 쭉펴진 팔이 자연스레 돌아 와이퍼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임.
+4. 그다음 문제였던 서브다. 서브에 대한 생각부터를 좀 바꿔야할것 같다. 테니스 서브는 야구의 투구와 같다. 투수를 평가 할 때 어떤 항목을 최우선으로 삼는가. 보통은 제구가 1번이요. 그다음은 구속, 다양한 구질, 영민한 로케이션구사 능력 순 이다. 그런데 나는 참으로 어리석은 투수놀음을 하고 있다. 테니스에는 2번의 서브기회가 있는데 너무나도 단순하게 첫서브는 플랫으로 강하게, 두번째 서브는 스핀으로 안정적으로,,, 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지 실제로는 첫 플랫서브에 80% 이상의 힘을 써가며 성공율,,,, 약 20%전후의 서브를 구사한다. 이게 말이냐 방구냐, 또한 세컨 서브는 스핀계열로 안전하게 넣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내 스핀 서브는 상당히 불안정하다. 약간의 멘탈변화만 있어도 더블폴트를 하니 말이다. 그럼 다시 훌륭한 투수에 빗대어 어떻게 해야 훌륭한 서버가 될지 한번 고민해보자. 첫째, 내가 넣고자 하는 곳에 정확히 컨트롤된 서브가 들어가야한다. 그말은 첫 서브의 확률을 최소 7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야구공을 제법 던지는 편이다. 제대로 배워본적도 없는데 시속 115~125km/h 정도로 어느정도의 제구가 되는 직구를 던질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면 130km/h 까지도 던질 자신이 있다. 그런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스트라익 존에 들어가지 않는 직구는 아무짝에 쓸모없다. 힘을 빼자,,, 80%의 힘으로 혹은 100%의 힘으로 플랫서브를 넣은들, 이번 시합처럼 정작 중요한 5:4까지 추격당한 시점에 플랫 첫서브가 6번다 안들어 갔다는것은 문제가 있다. 심지어 파트너에게 너무 미안하게 6번째 플랫서브는 파트너의 측두부를 강타했다. 그리고는 멘탈이 와르르 무너져, 더블폴트로 게임을 내주고, 타이브랙에 돌입 대역전패 했다. 파트너는 게임 패배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지었지만, 명백한 나의 문제다. 파트너십에서도 나름의 에이스와 바이스의 역할이 있는데 나는 그 역할을 전혀 감당하지 못했다. 정작 중요할 때 게임을 내주었으니 말이다. 서브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부분에도 문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서브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둘째, 정확성이 높은 스핀과 슬라이스 서브 장착도 필수이다. 현재도 플랫, 스핀, 슬라이스 서브를 구사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나, 안정감이 너무 떨어진다. 이전에는 세컨서브를 스핀계열로 넣어야만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부로 생각을 좀 바꿔야겠다. 바로 로케이션 문제이다. 세컨서브를 반드시 스핀이나 슬라이스 계열로 넣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세컨서브를 약 50%의 힘만으로 플랫으로 넣는게 사실 더 안전하다. 그렇다고 세컨을 계속 50% 플랫으로 넣는다면 파트너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니,,, 이따금 정확성을 높인 스핀과 슬라이스 계열도 섞어주는 것이 바로 서브의 로케이션이 아닐까,, 도대체 그동안 무슨 테니스를 쳤던 걸까,,,,,,,,,,,,,,,
어려서부터 배운 테니스를 여지껏 마스터 하지 못할꺼란 생각은 정말 추호도 하지 않았다. 테니스 용품이 변했고, 테니스 안팎으로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 조차도 이스턴으로 시작한 포핸드가 어느덧 웨스턴 까지 왔으니 말이다. 진작에 하나에 만족하고 한우물만 팠다면 지금보다 빠른시점에서 완성된 테니스 기술을 구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제대로 알고 싶었다.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도 구닥다리 이론팔이가 아닌 실제로 겪어보고 고민하고, 느꼈던 부분을 가르쳐주고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돌아왔다고 얘기하고 싶다. 물론 아직도 그 어느기술 하나 완성되어진것은 없다. 어느시점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 예상조차 할 수 없다. 투백, 서브, 발리 등등 아직도 자신이 없는 기술 투성이니 말이다. 제대로 다시 테니스를 시작한지 어느덧 2년,, 2014년 10월에는 2년이면 충분하겠지라 생각했었는데 의식하지도 못한새에 이미 2년이 지난 오늘을 발견하고말았네,
그래도, 오늘을 기억하고 싶다.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으니 말이다. 가끔씩 지인을 통해서 혹은 직접, 블로그에 남긴 개인적인 글들을 보았다는 분들을 만난다. 참으로 창피하기도 하고, 테니스 카테고리를 비공개로 전환할까도 싶지만 - 이런 고민들이 나혼자만의 고민은 아닐거란 생각에 감히 공개하고 있음을 밝힌다. 벌써 테니스 카테고리 목록을 보니,,, 꽤 많은 글들이 쌓여있다. 그동안의 고민들을 혼자 주저리주저리 남겼는데,,, 참으로 별의별 포인트를 주목하고 고민했던것 같다. 나중에 이 글들을 보면 참 손발이 오그라들다못해 오징어가 되겠지만 말이다.
부디, 테니스 포핸드에 대한 고민은 여기까지가 끝이었으면 좋겠는데, 지난주 우천으로 연기된 강릉시 협회장기 텐스대회 단체전이 금주 토요일에 열린다. 물들어 왔으니 노저어 봐야지, 출전하여 써먹어보자. 과연 이번엔 될까?? 내가 다 궁금해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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