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ETC works

후배들 앞에 서다

인세인피지 2017. 11. 15.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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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 17.11.30.

재학당시 건립한 개교 50주년 기념관은 재단 변경으로 인해 마리아관 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어지고 있었다.


강연을 모두 마치고, 재학생들과 단체컷


대학 졸업을 2007년 2월에 했으니 횟수로 10년이 지났다. 모교의 요청으로 현 재학생 1~3학년 약100여명을 대상으로한 강연을 맡게되었다.

강연 주제는 강연의 취지로 미루어 볼 때 이미 정해져있다고 볼 수 있다. '후배들이 체육교사 하고 싶게 만들어다와'

내게 주어진 시간은 약2시간, 1시간 30분 정도는 내가 떠들고, 30분 정도는 선후배간의 대화 내지는 질의응답시간으로 꾸미면 된다고 하는데, 간만에 아직 은퇴하지 않으신 교수님들 만날 생각을 하니, 벌써 불편하다 ㅋㅋㅋ


 먼저 뻔한 방식의 강연 흐름을 생각해 본다.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삶의 호사를 그들에게 소개한다. 근데 내가 지금 호사를 누리고 있나? -_-;; 먹고 살기도 빠듯한데 먹고 살기 빠듯하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있지도 않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고 후배들에게 뻥을 칠 수도 없고, 그리고 나서 내가 대학부터 이렇게 저렇게 경험을 거쳐 이런노력과 방황, 갈등을 통해 지금의 이 자리에 있다. 라고 지리멸렬한 과정을 나열하고 다시 현재를 상기한다. 아,, 재미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아실현이다. 가끔 학교에서 자의타의로 안게된 이런저런 업무에 내가 이런저런업무까지 하려고 이 자리에 왔나 싶으면서 자아실연 당할 때도 있지만, 현실이 그렇다. 선배의 현실감 없는 온갖 뻥과 감언이설로 후배를 현혹하기 보다는(현혹 될 바보도 없을테거니와) : 대단한 삶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체육을 가르키고 있는 현재 삶에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라는 선배의 역설에 야유를 날릴 후배는 없다고 본다.

그래 결론 키워드 하나는 잡았다. #자아실현, 자아실연아니고, #자아실현

#0 체육교사로서의 내 삶을 조명한다. 년단위로, 학기단위로 월단위, 일단위로 분석한다. 흡사 트럼프 자서전의 그 치밀함 처럼, 그리고 학교에서 체육과 관련된 나의 업무를 내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역설한다. 중요한 부분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1시간 30분을 미친놈처럼 자아실현만 외쳐댈 수 는 없는 노릇이고, 내 자신도 소개를 해야하긴 하겠는데 #1 체육과 후배들에게 내 취미생활을 좀 공유해 볼까. 피티의 첫인상은 3분안에 결정되는 법. 첫인상에 내가 좀 특이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백투디올디스쿨로 학창시절 내 사진 좀 찾아봐야겠다. 대학시절, 빡빡 머리 내 사진이 어디에 있나,,


오 싸이월드 사진첩 복구 됐네~ 언젠가 옛날 사진 쓸일이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싸이가 망했니 어쨌니 하면서 사진첩에 사진이 하나도 없더라니


2학년 땐가 3학년 땐데 테니스 교양수업 조교 했을때


4학년 졸업 무렵인듯


현재의 나를 얘기했으면, 청聽자들이 공감할 만한 얘기를 해야할 터이니, #2 대학시절의 내 얘기를 조금 곁들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과거에는 그랬는데) '적통이냐 짝퉁이냐, 조금더 고급스럽게 진골이냐 성골이냐' 논쟁, 지금에야 터무니 없는 얘기지만 전과냐 편입이냐, 과에서 생활을 제대로 하느냐 하지 않느냐를 가지고 인간을 평가하던 그때 그시절을 추억하면,, 참 인간답지 못했던 삶은 살았던 체대생들,, 천태만상 참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아직도 조금은 이 대관령 너머에 있는 나의 모교에 그런 좋지않은 전통이 내려져오고 있다니, 참 구시대적이긴한데,, 후배들에게 당시의 우리네 삶의 치열함을 조금은 소개해도 나쁘진 않을것같다. 마치 이런 거다.

참 거지같았지만 참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우리는 비겁하고 세련되지 못하여 잘못인줄을 알면서도 현실을 수긍했지만, 조금씩 조금씩 바뀌어 지금의 상황에 쳐하게 된 것은 정말 반가운 일이고, 결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기지 않을 수 없는 일임은 자명하다. 


#3 생각해보니, 참 더럽게도 안뽑았다. 내가 얼마나 안뽑고 운대가 안맞을 때 임용이 됐다는 얘기를 자랑하려는건 아닌데, 뭐 그렇게 느끼면 그건 또 어쩔 수 없다. 실제로 그랬으니

그러니, 공부해서 임용돼라, 이거다. ㅋㅋ 실제로 많이도 뽑잖니, 


그리고 학창시절 에피소드하면 한두개가 아니니, 일단 태그로 걸어놓고 연결에 연결을 지어 이야기를 만들어가 보자.

#먹자, #RCY 수상인명구조, #양지파인리조트 스키학교, #철원 한탄강 레프팅 #ROTC, #KUSA


결론을 지어놓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려하니 재미가 없다. 이런수준의 강연은 누구나 할 수 있는것이고 좀 더 의미있고 철학이 가미된 피티법을 생각해 보자. 

#무엇이 가치로운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 #왜 너는 체육교사가 되려고하는가

이런 방식의 추론도 가능하겠다. 질의응답을 예측하는 거다. 후배들이 물어볼 만한 질문들을 예상해서 먼저 던진다. 예전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후배들에게 비슷한 강연을 한적이있다. 그 친구는 친절하게 임용의 트랜드나 임용의 구조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었다. 아니 이 분야를 좀 더 집중적으로 설명했었던것 같다. 근데 난 지금의 임용 트랜드도 모르고, 이제는 어떻게 준비하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이 쪽은 아닌것 같다.

#내 스스로는 이 직업에 적성이 맞는가 #나는 잘하고 있는가 #당신은 이 직업에 적성이 맞는가 #당신은 지금 이 직업에 대한 당신의 적성도를 테스트해보고 있는가 # 온몸을 던져보고 있는가


이상적인 체육교사들의 성격이나 행동패턴이란 정답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 직장에서 잘 지내고 있는 비교적 건강한 직장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부류의 체육교사들은 대부분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더이상 DMZ 단순 무식 지랄 로 대변되던 체육과 고유의 이미지를 이제야 조금 씩 벗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기 때문이다.



수능 감독을 하고 왔다. 수능 감독을 하면서 멀뚱멀뚱, 서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무엇보다. 후배들 앞에서 서야하는 스케쥴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1부에 현재와 과거를 조명하고, 2부는 미래를 조명하자. 대략의 내용은 다 나온것 같으니, 이제는 피피티로 목차를 한번 뽑아보자.




수능날이고, 근무중이고, 밥을 먹고, 덩을 싸도 후배들과의 만남 시간이 기대도 되고 걱정도되고해서 이만저만산만이 아니었는데 일단은 ppt를 뽑아냈다. 당초 약속했던 기일은 훨씬 오바했지만, 그래도 소기의 성과가 있지 않았나


동영상없이는 2시간을 당해낼 제간이 없어서 그동안 모아놨던 유튜브 동영상들을 동영상 캡쳐프로그램 오캠으로 후다닥 편집했다. 2개의 동영상으로 정리했는데 하나는 강릉중 시절의 체육활동이고, 하나는 옥계중에 와서의 체육관련 활동(아닌것도 있지만)이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구글 프레젠테이션이 짱이다. 니가 짱먹어라



마지막 슬라이드에는 사진이나 기타 컨텐츠를 넣지 않았는데 사실 이 부분을 얼마나 설득력있게 전달하느냐에 이 강연의 성패가 달려있는것 같다. 이것 저것 잡다하다는 느낌도 들긴하는데, 피날레만 잘 장식하면 후반은 먹고 들어가니, 모험을 좀 걸어보자.

자, 드디어 오늘이다. 후배들과의 만남, 발령직후 모교에 한번쯤은 찾아가 이런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7년이 지난 이제야 성사가 됐다.

후기는, 다녀와서 이어 붙이기로 한다!




다녀왔으니 후기,



재학생 대표가 연신 사진을 찍더니, 강연이 끝난 직후 사진들을 보내왔다.



지금 보니, 산학교류강좌 시리즈로 내가 초청된 거였어



타이트한 바지를 입었더니 키가 커보이는 효과가 났네


초반에 무려 7분과 8분짜리 동영상을 2편에 걸쳐 시청했다. 다소 좀 길어서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었을 것이다.



강릉중학교에서 근무한 4년은 체육교사라면 누구나 꿈꿔오는 원없는 예산 쓰기, 아마 그 정점에 내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학생들 수업이 늦게 끝났는지, 강연시작 당시만에서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 중간에 10명 쯤 더 들어오는것 같았다.




그래도 동영상은 역시 신의한수였다. 시간을 벌어주는 효과와 스피치 내용을 정리할 틈을 주었으니



그래도 좀 지루한 감은 있었다.



초반 부터 시선집중을 위해, 연봉을 과감하게 공개했다.(물론 박봉인 연봉이기에 역효과가 난듯 ㅋㅋㅋ)



pt자료를 준비하면서 넣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임용과 관련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들어가야겠다는 쪽으로 급선회되었다. 사실, 이 부분을 듣기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이 대부분이 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임용과 관련된 설명을 하지 않고, 내 경험과 내 논리, 그리고 자아실현만 주구장창 외쳐댔으면, 진짜 미친놈 취급받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예상보다 약간길었던 1부 강연(47~8분?)을 마치고 10분간의 휴식뒤에 2부 강연을 시작했다. 2부강연은 임용과 관련된 기초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이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격려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는데, 실제로 임용을 준비하고 뜻이 있는 친구들이 보다 집중하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근 5~6년간 거의 임용에 대한 관심을 끊고 신규로 들어오는 선생님들의 면면 정보나 알고 있었을까, 최신 트렌드에 전혀 일가견이 없었던 나는 이 부분의 강연자료를 만드는게 고역이었다. 인터넷상에 어찌어찌 정보는 다 널려있지만, 그것들을 한데모아 논리적으로 정리한다는게 단순한 작업만은 아니었기에


무엇보다도 임용 기출문제를 한번쯤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작년 시험과, 올해 시험문제를 다운받아 훓어 보았다. 일반교육학은 1문제에 새기문제 4~5개가 포진되어있는 형식이고, 전공은 A/B로 2교시로 나누어보고 있었다.



일반교육학은 과거처럼 객관식으로 출제하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일반교육학은 과거 객관식으로 보는 형태가 더 낫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그대로 교육과 관련된 일반지식을 베이스로 까는 작업인데 이렇게 협소주제로 시험을 볼꺼면, 왜 그 방대한 양의 내용을 주구장창 외워야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되지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문제를 예측하지 못한다. 노량진 일반교육학 강사들의 예측력에 의존하는게 대부분일 텐데, 이게 누구 배를 불려주기 위한 출제방향인지 모르겠다.


전공은 단답식, 서답식, 논술식 으로 출제되는데 꽤나 어렵다는 생각만 들었다. 단순 암기식 지식이 아닌, 내용간 통합적인 부분도 고려해야하고, 무려 학교현장의 상황과 연결지어 해결해야하는 문제도 서슴없이 출제되고 있었다.

임용문제가 이렇게 까지 어려워야하나,, 란 생각도 들었다.

학교현장에 나와 몸으로 직접 부딪치고 실수와 반성을 거듭하면 만들어지는게 교직인데, 이렇게 이론으로만 무장시켜 현장에 배출하면 오히려 현장의 베테랑 교사들과 쉽게 동화되지 못하고 따로노는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변화의 바람, 신선한 충격일 수 있지않겠느냐며 반문할 수 있겠지만, 교직의 실상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교직은 단일호봉제 교사들끼리 거의 수평적 구조이다. 교장, 교감도 교사들에게 수업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하물며 같은 교사들끼리는 거의 상호존칭, 수업적인 부분은 거의 건들지 않는게 불문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삐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걸 아무도 못말린다는 얘기기도 하다. 교장, 교감이 삐뚤어지기 전에 아니면 초기에 바로 잡아주면 되지않느냐고? 교직은 상당히 느린집단이다. 결정도 판단도 느릴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게 말처럼 쉽게 되지않는다. 현장에서 이런 상황을 수없이 겪어봤다.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바로 이런 점이 이 직업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한것이다.


쓰다보니 코멘트가 좀 옆으로 새긴했는데 어쨌든 그랬단 얘기다.

마지막으로, ppt 발표자 노트 마지막 2페이지에 끄적였던 코멘트를 남기고 마치려 한다.

실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멘트는 바로 이거였다.




이 페이지를 작성하면서 임용을 준비하는 과정과 발령이후 듣게 되었던 몇몇학교의 시스템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2곳의 학교들은 체육과였고 1곳은 체육과는 아닌 다른 과였는데 임용 합격률이 높았던 충청의 모 학교는 1학년 때부터 학과의 모든 역량을 임용 시험을 준비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학교는 실기 동아리 체계가 임용시험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학교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체육과가 아니었던 또 다른 학교에서 느낀점은 해당 전공자를 배출하는 학교가 전국에 3개정도 밖에 되지 않고, 현재도 거의 대부분의 전공자들을 해당학교에서 배출하기 때문에 노량진 임용학원도 인터넷강의도 별 필요가 없는 전공을 가진 학교 였다. 임용 합격을 위해 반드시 과생활을 해야만 하는 그 특이한 전공의 대학은 기출문제의 대부분이 그들이 족보처럼 내리는 노트에서 대부분 출제되는 것처럼 압도적 합격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 체육과의 현실에는 앞으로도 비교하기 다소 어려운 면이 있지만, 나는 지방의 단과대학이 그렇게 임용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주목했다. 앞서 언급한 왜 체육교사가 되려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짚고 넘어가야할 만큼 내가 우리과에 입학할 당시의 분위기는 체육임용을 준비하는 학생은 소수였고, 유별나다는 인식을 받곤했다.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것처럼 당시에도 합격한 선배들이 이따금 학교로 찾아와 합격수기나 임용시험에 관한 소회/기초정보를 제공하는 행사가 한 두차례 있었는데 재학중이던 우리들에게 그져 다른세상에 살고 있는 다른 과정을 밟아 나름대로 사회에 정착한 선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루아침에 모든게 변할 수는 없다. 하루아침에 임용에 관한 명문 대학이 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것은 비단 졸업생들과 재학생들만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요. 학교차원, 지도하시는 교수님들 차원이 합심으로 노력하여 과의 체질을 개선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복합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고무적인것은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얼마전 재학생들 대표 몇몇과 식사자리를 갖은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과거에 비해 과가 많이 발전적으로 변했다는것, 체육인의 밤 행사가 일종의 학술발표회와 같은 형식으로, 더 이상 아주 불합리한 체육과의 관행을 선배가 후배에게 무리하게 강요하려하지 않는다는 점, 신입생과 고참 선배들이 M.T 행사들을 갖는 다는 점 등, 과거에 비해 여러면에서 임용을 준비함에 있어 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동계올림픽 준비와 맞물린 현재의 재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 이러한 어려움들을 개선하기 위해 학과에서 어떤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쉽게 납득이 될만큼 현실적 대안이 없었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2시간에 걸쳐 임용과 관련한 얘기를 해보았다. 교수님께 이런 기회를 제안받았을 때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해야하느냐 물었었다. 예상대로 학생들에게 임용을 잘 준비할 수 있는 동기를 갖게해달라는 주문이었다. 강연준비는 하면 할 수록 부담감이 커져만 갔다. 과에는 애당초 임용을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도 있거니와 대학생활을 통해서 교직에 적성을 갖기보다는 체육관련 다른 직종을 탐구한다던가 관련 사업을 한다던가 혹은 체육과를 졸업후 전공과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반드시 발생한다. 그렇지만 이 페이지에서 내가 하는 이야기 만큼은 어떤 직업과 적성으로 살아가던지 아마 모두에게 적용되는 말이 될것같다.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용기가 없다면 객기라도 있어야할것 같다. 당시의 내가 그랬고, 준비했던 모두가 그랬었다.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 친구와 무작정 5월에 실시하는 모 임용학원 주최 모의고사를 치룬적이 있었다. 당시만해도 파격적인 이벤트였는데 1차 전공시험을 치룬뒤, 운동장에서 경기도 임용실기를 현장에서 측정하는 장 이었다. 아무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지만 우선은 부딪혔다. 결과는 뻔했다. 그렇지만 그때의 도전, 그때의 용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지금의 나를 발판으로 삼은 앞으로의 나도 없지 않을까

중고등학교 시절 내게 꿈이없었다면, 교직에 처음 들어왔을 때 나를 힘들게 했던것은 교육철학의 부재였다. 체육과에서도 처음 입학하게되면 체육개론과 체육철학을 배우지 않나. 전공지식의 근간이 되는 철학은 모든 학문을 관통하는 맥을 갖게하는 힘이 있다. 아무런 생각없이 맹목적으로 합격을 목표로, 맹목적으로 승진을 목표로 살아가는 삶에는 가치를 반영할 수 없다. 다행히도 짧은 기간 교직을 경험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한 많은 고민과 반성을 해온 끝에 완성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자그마한 나만의 교육철학을 갖게 된 것 같다. 어떤행동을 하던지 어떤선택을 하던지 당신만의 기준, 당신만의 가치에 비추어 한치의 후회없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





대학에서 강연을 다 해보다니, 씐나는 날이었다. 아마 그보다도 모교에 재학중인 후배들에게 일말의 도움이 됐기를 희망했기에 준비과정이 더 힘들었고, 강연 후의 보람과 약간의 벅참도 밀려들어왔다면, 좀 오반가(코찡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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