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식 싼타페 cm CLX고급형, 우리 가족을 안전하게 강릉과 동해, 그리고 전국으로 실어날라주던 싼붕이의 진짜 이름이다. 이 싼붕이 에게 문제가 생겼다. 아마 미션쪽이 닳은것 같다. 미션이라하면 기어다. 중립에서 D로 넣으면 기어가 덜컥하면서 체결되는 맛이 있어야하는데 그 시간이 꽤나 오래걸리는 일이 반복된다던지, 혹은 기어가 물린줄 알고 엑셀레이터를 밟았는데 헛도는 상황, 그 찰나에 덜컥하면서 앞으로 튀어나가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런 증상을 느낀건 2달쯤된것같다. 임시방편으로 AT오일(미션오일)을 교체했는데, 알고보니 미션오일 교체주기는 대략 5만킬로미터 전후라고 하는데 나는 11만을 타고 갈아주었다. 미션오일을 갈아주면 좋아질줄 알았는데, 이미 싼붕이의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는지 마치 미션암 말기 환자처럼 가망이 없어 보인다. 얼마전에는 학생들을 싣고 속초에 체험학습을 다녀왔는데 고속도로를 신나게 탄뒤에 시내에 진입한 싼붕이의 미션문제가 심각했던것, D에 넣어도 차가 3초정도 나가질 않아서 뒤에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 빵빵거리기도 하고 내차를 추월해서 가기도 하고, 학생들은 떠드느냐 선생님의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속내를 알 수는 없었겠지만 싼붕이의 증세가 심각하다는 생각은 점점 커져만가고
안그래도 차를 바꾸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싼붕이를 30만 정도 타고 말이다. (현재 22만) 그 시점은 2018년을 지나, 2019년 내가 강릉을 떠나게 되면서 우리가족에게 2대의 차가 필요하게 될 시점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최근 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던 터였다. 또 오도바이를 타다보니 속도감이라는 욕심이 생겨 출력 부분도 포기할 수 없게된 상황.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쉐보레사의 아베오 RS 터보, 자체가 소형이기에 이 차 얼마나 잘나갈까, 엄청 기대가 됐다. 또 2018년 르노삼성에서 출시 예정인 클리오의 스포츠모델인 클리오 RS도 나름를 갖고 관심있게 기다렸던 모델,근데 그러다보니 나만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조금 더 큰 차여야하지 않나라는 욕심이 스멀스멀, 그때 알게된게 기아의 스팅어 였다. 스포티한 외관, 고출력의 엔진, 너도 나도 타지 못할거라는 희소성, (물론 그 희호성이 꽤에에나 높은 출고가 때문이긴하지만) 그러다 보니 같은 프레임을 공유한 현대 제네시스 G70의 출시 등 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좋아보이는 차가 한두개가 아닌 상황, 스팅어나 G70을 사게되면 무려 4천 5백만원정도의 지출을 감행해야하는데, 현재 상태에서 그만한 현금이 없거니와 자동차할부를 최소 2천만원 정도 끼고 구입한다면 한달에 거의 60만원씩 3년간 할부를 지출해야하는데 차 한대 바꾼다고 가정경제를 어렵게 할 일은 아니라는 안밖의 만류로 잠시 주춤하고 있던 터였다.
당장 싼붕이가 멈춘다고 치고, 현실적인 대안을 생각했다. 곧 태어날 둘째를 생각해서라도 SUV가 필요하긴 했다. 승차감은 차치하고서도 일단 차체가 높아 운전하기 편하다는 메리트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메에리트기 때문이다. 그럼, 당장 총알은 얼마나 준비되어있나. 뭐 내돈은 아니지만 한 2천쯤은 바로 만들수 있다. 차량등록에 보험까지 해서 2천 정도면 뭘 살 수 있나 알아본다.
앗. 2015년에 단종된 베라크루즈가 눈에 들어온다. 나름 현다이에서 대형 SUV로 개발하여 꽤나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던 베라는 2015년 단종을 맞이하였는데, 이후 제네시스에서 출시 될 SUV에 편입될 수 있다는 기사도 접할 수 있었다. 나도 베라에 대한 기억이 좋은편인데 친구의 베라를 얻어 타본 찰나의 경험이 꽤나 좋았던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
베라의 중고 시세를 알아본다. 1800만원 정도면 5~6만 킬로 정도를 뛴 연식 4년 이내 연식의 차량을 구입할 수 있다. 모델 자체가 단종이 되었기 때문에 중고시세가 다소 낮게 형성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하비를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같은 급의 모하비와 비교하면 베라의 중고시세가 확실히 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상한 일이다. 내가 차를 구입해야한다는 생각이 들기전에는 확실히 모하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는데 막상 차를 구입해야하는 시점이 되니, 베라가 더 끌린다. 모하비가 더 남성적인 이미지라면 베라는 조금 여성적인 이미지, 실제로 두차량을 비교한 포스팅을 보면 베라의 승차감이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모하비 또한 괜찮은 승차감을 보이지만, 전체적인 이미지 그대로 약간의 투박함이 모하비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는 형국, 마침 차를 바꾸게 되면 집사람도 같이 운전해야하고 거의 패밀리카로 역할을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너무 남성적인 각진 모하비보다는 곡선의 기함 베라의 느낌이 나쁘지 않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베라의 느낌은 내부 인테리어가 약간 베이지하면서 좀 푸근한 느낌이었달까,
그러다 문득 상황을 반대로 놓고 생각했다. 지금 우리는 어찌되었든 주택비와 차량구입비에 아주 자유로운 상황이다. 요즘세상에 이 두가지 문제에 이렇게 자유로울 수 있는 가정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되었든 참 감사한 일 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아파트에 거주했다면 최소 한달에 4~50은 원리금 포함 갚아나가야할테고, 아까 얘기한 차량을 현잘 2천 넣고, 나머지를 할부 36개월로 돌린다면 나는 주거비용과 차량 구입비로 한달에 최소 90만원은 고정지출해야하는 상황이 된다. 지금 시점에서 고정 지출로 매달 90만원이 빠져나가게 된다면 그야말로 이건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이걸 깨달았다는 것이다.
수중에 있는 돈으로 저금은 하지 않고 있지만 허벌나게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결과를 떠나서 이곳 옥계에서 내 수준으로 볼 때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는것은 맞다는 것이다. 심지어 싼붕이는 아버지가 주신 차량이다. 그동안 싼붕이에게 큰 고장없이 큰 돈 들이지 않고 거의 16만km를 뛴셈이다.
이곳 옥계에서의 4년이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는 모르겠으나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된것만은 분명한 사실로 가시화 되고 있다는 느낌.
결국, 싼붕이를 수리하려고 한다. 미션교체는 1백 50십만원쯤 예상되고, 수리만 하는 정도라면 70~80이면 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이렇게 차를 알뜰살뜰하게 타면 국가 경제에 도움이 안될텐데, 그러게 말이다.
그래서 오늘 포스팅 제목이
차를 사려다가 경제상황을 고려하게 됐다
이다.
p.s 아버지께서 멀리 떨어져있는 아들내외의 근황을 살피시려 가끔 내 블로그에 방문하셔서 댓글은 한번도 안다시고 눈팅만 하시다 가신다. 만약 내게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부모님이 안계셨다면 오늘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렇게 까지 성장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점점 자주하게 된다. 어느덧 장성하여 나도 부모가 되었다. 아직 아버지와 같은 강단과 결단, 가정을 이끌어나가는 철학(신앙)은 없지만 이렇게든저렇게든 우리가정도 굼뜨지만 전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더욱 여실히 느끼고 있다. 아버지가 부모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을까(어머니의 사랑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감사한일이다. 잘살아야한다. 그러니 더욱 잘살아야한다.
그러니 더욱
잘살아보세
그렇게 약 1주일이 흐르고 결국 자주 가는 업체에 수리를 의뢰하게 된다. 1박 2일간의 부산 출장겸 차량은 입고되고, 수리비는 깔끔하게 백만원, 지금은 아주 차가 쌩쌩 잘나간다. 내 다시 너를 3년간은 잘 타주마
그렇다. 사람 이렇게 단순하다. 베라크루즈던, 스팅어던, G70이던
차는 그져 잘나가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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