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공문을 확인해 보니, 그동안 이 사업을 담당했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이하 대체)의 체제에서 문체부만 남기고 대체는 빠지는 것으로 공문에 명시되어있었다. 그러면서 지역 담당 장학사의 소견으로 봤을 때 기존 신나는 주말 체육학교(이하 신주체)의 운영 주체가 시군구 체육회 주도에서 시군구 체육회, 교육지원청의 협력으로 이루어 질 것이란 내용이 포함되어있었다.
그로인해 연말에 내년의 사업 수용을 파악하여, 미리 국비를 확보해놓지 않으면 이 사업이 쪼그라 들것이라는 예상이 담긴 공문이었다. 국비로 전액 지원하던 사업이, 지자체 대응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전락했다는것.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제목에서 제시한 신주체의 방향성을 먼저 논하기 보단, 신주체의 현재는 어떠한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신주체의 주요 예산 사용은 거의 100% 강사료거나 시설사용료이다. 일부 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예산도 있었던것 같은데, 그냥 강사료로 대부분의 예산이 소진된다고 보면 된다. 이에 대부분의 체육교사들은 용돈벌이 또는 학교스포츠클럽 학생들을 육성할 요량으로 토요스포츠를 개설하고, 그 예산을 이 신주체 예산에서 일정 부분 차용한다. 물론 여의치 않을때는 학교 체육교사가 아닌, 외부 강사를 시군구 체육회로 부터 지원받을 수 있기는하나, 그렇게 해본 결과 외부 강사는 와서 지도만 할 뿐 그 외적 업무를 하나도 할 권한도 권리도 없는 상태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련 업무(회원 모집, 운영, 결과보고 등)를 무임금으로 담당교사가 해주고, 외부강사는 수업만 하고 수당을 받아가는꼴이기에 대부분의 신주체 프로그램은 학교 선생님들이 담당하고 있는게 사실.
신주체의 효과는 어떠할까? 관련 연구를 찾아봐야겠지만, 일선학교에서 15년간 체육교사로 일했던 나의 주관적 판단으로는 사실, 신주체의 교육적 효과는 미미하다고 결론내리고 싶다. 이는 담당교사의 의지와 능력에 전적으로 달려있는 부분인데, 자체적인 교육적 효과를 차치하고, 이 신주체가 가진 그 이상의 파급효과는 소속 학생들의 스포츠 능력 향상이라는 목적 달성외에 전무하다는 결론이다.
공문을 접하고, 의례적으로 내년에도 우리학교는 신주체를 하겠다는 보고 공문을 결제하고는 이 신주체와 같은 예산이 어떻게 쓰여야 효과적일까란 고민을 하다가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선 이 신주체에 들어가는 예산이 얼마일까? 우리 원주시의 경우에는 7억정도가 배정된다고 하자, 강원도의 3대장 춘천, 원주, 강릉이 비슷하다고 보면 약 20억 정도, 이 3대장을 제외한 나머지 14개 시군이 비슷한 규모라고 가정하면 1년 신주체 예산은 약 40억, 18개 시도가 비슷한 규모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720억의 예산이 매년 신주체 강사비로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에 갇혀 담당 지도자(교사)의 역량의 한계에 갇힌채 매번 같은 수준의 훈련만 반복한다. 그러다 가끔 대교경기를 실시하고, 5월 경에 관내 학교스포츠클럽(이하 학스클) 대회에 참여한다. 살아남은(우승 한) 팀은 가을에 열리는 도 학스클대회를 준비하고, 그다음의 전국대회를 준비하며 계속적인 동력을 유지하지만, 토너먼트에서 떨어진 팀은 내년을 준비하거나, 사실상 활동을 종료한다.
리그를 운영해야한다. 전국의 풀린 720억의 예산이라면 충분히 학생 스포츠클럽 리그를 운영할 수 있다. 우선은 교육청과 학교체육선생님들의 능력을 활용하되, 점차 지역별 거점 스포츠클럽의 중추적 역할을 요구하고, 시도 체육회와 시군구 체육회의 행정력을 가미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다가 교육청과 학교체육선생님들의 역할을 차츰 종목단체에 이양한다. 종목단체는 이 예산 집행을 통해 사업성에 눈을 뜨게 되고, 직업적 성격의 단체로 거듭난다. 체육을 전공한 전국의 수많은 체육전공자들이 각 종목단체나 체육관련 단체에 취업하는 선순환 구조를 취한다.
결국은 또 학교 담장을 허물어야한다는 이야기로 짧은 아이디어를 끝맺지만, 이게 방향성이다. 리그를 통한 학생 스포츠참여유도, 리그를 통한 학생들의 레슨 수요 파악, 그로인한 레슨 수요 창출, 단발성 토너먼트는 분명히 사업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는 관련 단체의 지속성과 자생력에 결정적 요소는 아니다. 연중, 매년 운영할 수 있는 핵심사업이 있어야한다. 그게 바로, 신주체 예산이고, 이로인해 파생시킬 수 있는 수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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