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ETC works

학교 외등 전기공사 에피소드

인세인피지 2017. 8. 25. 18:12
반응형


이런걸 포스팅하게 될 줄 몰랐는데 카테고리가 '스쿨데이즈'니까 - 체육관련 시설도 내 일이니깐

교육부에서 선정한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라는 사업을 담당하게 됐다. 내가 벌려놓은건 아니고, 먼저 2년간 담당하신 선생님이 있었는데 마지막 3년차를 내가 물려받은것

뭐 기존에 시스템이 거의 갖추어져 있어서 내가 크게 손댈것은 없지만, 성격상 가만히는 못있는 성격이라 예산도 생겼겠다 학교여기저기를 손보고 있음. 예산의 총액은 영업비밀이기에 여기에 떠벌릴 일은 아니지만, 2학기 들어 지금까지 내가 맡은 사업에서 체결된 계약건만 무려 6천이 넘어가고 있다. 선생이 하라는 수업은 잘 안하고 연달아 이런 사업을 계속 맡아대니 집안에서도 점점 씀씀이만 커진다는 비난을 받고있다ㅋㅋㅋ

암튼 사건의 시작은 2학년 남학생들이 농구에 재미를 들려와서 인근 아파트 단지 공원에서 밤늦게까지 농구를 한다는 것이다. 농구 좋은데 밤늦게 까지 아파트 단지에서 농구공 튀기는 소리에 애들이 떠드는 소리,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여럿이 모여서 밤늦은 시간까지 아무래도 안좋은 기운이 스멀스멀 형성 된 것. 그 무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 바라는 건의사항을 국어시간에 작문 활동의 일환으로 받았는데 우리학교 야외농구장에 조명을 달아달라는것. 각 건의사항을 담당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직접 청취해 보았는데 애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밤늦게까지 농구하고 떠들고 했던게 동네에서 유일하게 야간 농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사실 그곳 뿐이어서 그랬다는 것.

예산이 생기면 조명을 설치해주겠다 굳건히 약속을했으니, 그래 이제 내가 맡은 사업으로 너희에게 은총을 베풀겠다.

보이는 건물이 체육관인데, 체육관 외벽 상단에 150W 투광등 2구를 설치예정, 전기공사를 맡은 업체 사장님이 밝기는 장담한다고 하는데,,


그리고, 견적과 발주를 마치고 기다리기를 일주일 오늘 설치작업을 마쳤다는 것이다.


오홋, 영롱하다.


근데 문제를 발견했다. 내가 주문한 기능은 학생들이 원할 때 전원을 키고, 끄지만, 정해진 시간이 되면 전원이 자동차단 되는 기능이었는데 제작된 컨트롤러 박스에는 수동으로 전원을 키고 끌 수 있는 온 오프 버튼과 자동/수동 변환 레버가 달려있는 것 아닌가?


악, 이건 뭔가 맘에 안들려고해


업체 사장님의 호언장담에 비해. 왠지 엘이디 등은 왜소해 보이기 까지 했다

괜찮을까?


자 일단은 뚜껑을 덮어놓고 사장님의 설명을 듣는 내내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다. 내가 원하는 기능이 빠져있다.


나는 학생들이 원할 때 언제든 킬 수 있고, 언제든 끌 수 있지만 밤 9시30분이후에는 자동으로 꺼지게끔 설계를 부탁했는데

이 작품은 학생들이 원할 때 키고 끌 수는 있지만 동시에 원하는 시간에 끌 수는 없게 기판이 설정되있는것.




처음에는 내가 뭘 원하는지도 정확하게 몰랐다


마른하늘에 150w 엘이디 2구를 켰는데 이게 강한건지 약한건지 감이 안온다. 저녁아 어서와라라


결국 업체 사장님께 이건 내가 워하던 기능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얘기했는데, 사장 왈 -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술이라는 답변, 또한 그렇게 하려면 훨씬 큰 설비를 들여와야한다 답변.

아마 그 답변은 어서빨리 나의 컨펌을 받고싶어 내게 구라를 친것같다.

그리고, 시공팀은 그렇게 유유히 학교를 떠났는데 이때 부터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거금 수백을 들여 투광등을 달었는데 내가 원하는 기능이 아닌, 오히려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되었으니


시공팀은 2가지 기능을 구현해 놓았다.

1. 수동모드 : 원할 때 키고, 원할 때 끌 수 있음 - 단점 : 그럼 애들이 밤새 농구를 할 것이다. 또한 켜놓고 집에 가기도 할 것이다. 

2. 자동모드 : 자동모드 키는 시간과 끄는 시간을 통제할 수 는 있지만 눈이오나 비가오나 365일 켜졌다. 꺼진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이 두 가지를 절충하는

1.5 를 원했던 것이다. 학생들이 사용하고 싶을 때 키고, 끄지만, 정해진 시간이면 자동으로 꺼져버리는 시스템.

그래 이제 내가 정확히 뭘 원했었는지 정확히 파악이 됐다.


두근두근 다이얼을 돌린다. 설치 업체 사장이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설비 보완을 요구하니, 평소 묻지도 않던 문자에 항상 감사하다는 멘트를 습관적으로 달아줄 정도로 영업의 달인이던 사장님이, 글쎄 말수도 적어지고 무척이나 낯설다. 처음에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그 기능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는 앵무새 대답만 반복한다. 그러다가 내가 역으로 제안을 한다. 전기설비는 문외한 이지만 상식적으로 타이머를 주전원과 보조전원 사이에 하나만 달아놓으면 모든게 해결되는 문제처럼 보였다. 순간적인 기지가 힘을 발휘한건지 상냥하기만 하던 설치업체 사장님은 다시 한사코 말수가 없다. 그러더니 툭 내뱉는 말, 판넬을 시공했던 업체와 통화를 해보겠다는 것. 아,,, 이 기판을 이 사장님이 제작한게 아니었어- 내 기억에 이 판넬과 콘트롤 박스 제작에 70여만원이 소요된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아직 게임은 끝난게 아니었다. 일말의 희망을 갖고, 나는 내 본업인 체육수업에 정진 하던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벨이 울린다. 본래 수업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지만 이거슨 흡사 나 판넬 사장이니깐 빨리 받으라는 영혼의 느낌이 나를 빨아드리려고함을 느낌.

받아보니 역시나 판넬 사장, 그 짧은 사이에 이 사람이 원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되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잘 못알아듣는 듣하였음. 그리고 다시, 내가 원하는 사양인 1.5를 요구하였음. 그리고 주제넘게도 나는 다시 전문가에게 이 문제의 해결책을 넌지시 제시하였는데 이 사장님이 그걸 넙죽 받는게 아닌가, 타이머 같은 셀렉터를 전원쪽에 달아주면 될것도 같다라는 말씀. 그러면서 수동과 자동 스위치는 제거하겠다면서


학생들 손이 많이 타면 분명히 좋지 않을 텐데, 자동으로 두고 사용하시는게 어떠냐


물론 판넬 사장의 말도 일리가 있다. 이 사람과 짧게 통화했지만 먼저 사장님처럼 구라를 치는 분 같지는 않았다. 진정으로 나를 위하는 말인것 같았다. 그렇지만 우리학교는 시내에 있는 학교도 아니고, 매일 사람들이 운동장을 돌면서 농구장 쪽 조명없다고 민원 넣은 적도 없어, 365일 매일 켜놓을 이유도 없다고 스스로 결론을 맺고 강하게 밀어 붙임.

"다 알겠으니 1.5안이 됍니까 안됩니까."


"됍니다"


그렇게 일단락이 되는 듯하면서도,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오는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한데,,

퇴근 무렵 난 이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1. 기능도 사용하고, 2기능도 사용하고, 1.5기능도 사용할 순없을까.

왜냐, 학생들이 1.5 기능으로 원할 때 키고, 끄고, 제한시간에 꺼지게끔 셑팅하여 사용하면, 주민들이 불이 밝을 때와 어두울 때의 차잇점을 느끼기시작하고 어느 순간에 저녁에 항시 그쪽 외등을 켜달라고 말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때 되면 또 돈들여서 2번 자동기능을 말들래?? 그건 말도 안된다. 또한, 이번에는 내가 그냥 필요해서 농구장을 24시까지 켜두어야할 때 ,, 아니지 그냥 쉽게 수동으로만 사용하고 싶은 경우가 생기면 어떻하냐는 것이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이 문제를 심도깊게 논의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다시한번 들었던 확신은 1.5로 수정을 해준다고 했으면 기존 기능을 버리지 말고, 다 취하면 가장 좋다는 것이다. 1기능도, 1.5기능도 2기능도 말이다.

기술적으로도 가능하다. 수동/자동전환레버를 지금의 위치에 달아놓으면 학생들이 조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꺼짐 시간을 설정하는게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니 판넬업체에서는 아예 수정작업할 때 저 전환레버를 이번 수정작업에서 아예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노노노노 그러면 안되지 저 레버를 안쪽 기판에 설치하고 전용키로 잠구는 것이다. 그러면 체육시설 담당인 나만이 저 레버를 조절할 수 있게되고 동시에 기능 1. 2를 그대로 살릴 수 있게되는것!!!


다음으로 저 퍼런 타이머 장치를 주전원차단기와 보조차단기 사이에 하나 더 달아서 콘트롤박스에 전원이 공급되는 시간 자체를 컨트롤하게 하자는게 내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전원차단이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이루어지게 되는것. 즉 1.5 기능이 가능함.


아이들이 무심한 표정이었지만, 내 눈에는 상당히 즐거워 보였다.


문제는 이 귀찮은 과정을 업자가 이해하고 설치해 주겠냐는 것이다. 뭐 재료비야 타이머 하나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이지만 말이다. 문득 작년에 우리학생들이 대거 입학했던 삼척 마이스터고를 견학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학교 영재반 아이들의 전기과 실습실을 견학했는데 학생들이 모두 귀에는 이어폰을 하나씩 꼽고 무심하게 배전반 작업을 하고 있던게 생각났다. 억지로 하는게 아닌, 뭔가 복잡한 문제와의 씨름을 벌이고 있는것처럼 보였다. 그 아이들이 무심한 표정이었지만, 내 눈에는 상당히 즐거워 보였다. 아, 얘네들은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 배전반과 싸우고 있구나,,,

그래, 혹시 모르니 어짜피 나는 고객이니 최대한 요구를 할 때까지는 해보자. 그리고 그 판넬 사장님도 순수한 연구정신이 있을거라는 일말의 기대 가지고 말이다.

근데 거참 신통방통하게 실제로 그 사장이 나의 요구를 덥썩 무는게 아닌가, 나는 별 얘기도 안했는데 잠시후 다시 전화준다고 하고서는 가능할 것 같다는 대답이다. 자기들이 설계해보고 테스트를 해봐야겠지만, 가능하다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진짜 기쁘다.


더군다나, 갑자기 왠 고객감동을 시키려고 그러나, 강릉수주 업체는 오늘 바로 장치를 떼 간 상태였고 화물로 벌써 원주 판넬 공장으로 물건을 붙쳤다는것, 이 사람들이 이렇게 빨리빨리 움직일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심지어 판넬업체에는 화요일까지 작업을 해준다는 것이다.

정말 이 사람의 연구혼에 내가 불을 지핀건가?? 내 스스로가 하루죙일 스트레스는 받았고, 사실 그냥 넘기고 맘에안들고 불편하지만 그냥 사용하려고 했다.

근데 남은 임기 1년반을 아이들이 운동하고 불을 안끌까 노심초사하고, 자동으로 해놓자니 365일 애들은 운동도 안하는데 불만 덩그러니 켜놓자니 또 불안하고,,, 근무 내내 스트레스 받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덩말 잘된일이 아닌가,

우선은 작품이(이제는 작품이라고 칭하고 싶다. 커스터머인 내 의지=혼도 들어갔으니 말이다) 도착되고, 그 날 저녁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왠지 느낌이 좋다.

이럴때 쓰는 표현이구만, 그냥 느낌적 느낌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후, 개학하고 바뻐 죽겠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하는 버디스 수업탐구공동체 활동의 연장으로 무려 대표까지 맡게된 '전국단위 안전동아리' 워크숍으로 충남 아산까지 불려다녀왔다. 멀리 제주에서도 오신 이번 워크샵은 공교롭게도 부모님이 계신 천안 바로 옆동네 아산에서 실시했다. 워크숍 장소는 그 이름도 아련한 온양관광호텔이란다. 이야 이 호텔이 아직도 영업중인가?

살뜰이 준비한 주최측에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북측 이산가족 상봉장인줄


암튼 그러거나 말거나 열심히 연수를 듣고 강릉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왠 부재중 전화가 두통이나!!

한통으로 그쳤으면,, 뭐 급한일 아니겠지 하겠는데, 약 30분 뒤에 한 통이 더 와있는것 아닌가(나는 평소에 진동으로 해놔서 전화를 잘 못받음) 필히 이거슨 급한 전화다라고 직감, 다이얼을 돌려보니

전기설비 사장님이 폰번호를 바꿨는지 어쨌는지,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랬지뭐냐, 암튼 요는 원주 기판업체에서 신속정확하게 후다닥해서 강릉으로 보내줬고, 이쪽 업체도 후다다닥 해서 설치까지 마쳤다는 것. 원주쪽 기판업체 사장님과 철두철미 전화했기 때문에 믿어의심치는 않았지만 과연 내 의도대로 되었을까 싶기도 했음. 그래서 빨리 강릉가서 확인해 보고 싶어 미칠지경

천안에서 경부타고, 평택-제천간 고속도로 타고, 중부타고, 영동타고, 동해고속도로까지 타서 옥계로 도착, 도착시간도 드라마틱 하게 7시 10여분 오호통재라, 막 EENT[각주:1] 로구나, 공사중인 골프연습장 부터 살짝 훑어보고 이내 콘솔이 부착되어진 체육관 벽면을 후래쉬 키고 달려간다. 관련 내용을 주완맘에게 익히 해놓았던 터라 주완맘도 궁금하긴 마찬가지

콘솔 뚜껑을 열어보니!!! 옳다구나, 자동/수동 전환장치가 있던 구멍에 ON 버튼이 이동하여 심어져 있고, 기존에 있던 가운데 구멍은 전용 마개로 잘 막아놓은것이 아닌가, 역시 내 직감이 틀리지 않았어, 원주 기판 사장님은 수준높은 이해력과 약간의 경쟁심과 도전정신,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적 감각까지 가지고 있었던게야

옴마야, 미적 감각 있어부러야


그리고 서둘러 On버튼을 눌렀더니 전기통하는 소리가 짠!! 하고 나더니 금새 야외농구장이 환해지는거 아닌가!!! 농구장으로 나가서 보니, 조향이 약간은 짧게 잡혔있어서 언제 한번 옥상 올라가서 살짝 들어야할 것 같았다. 오도바이로 말하자면 상향등 정도로 좀 들어줘야하는 느낌적 느낌. 그렇지만 역시나 강릉 사장님 호언장담대로 결코 어둡지는 않았다. 반코트 경기는 충분하고, 상향으로 조정하면 올코트도 가능할 판 이었다.


자, 그럼 이제 내가 원하던 1.5 기능이 구현이 된 것인지 확인하고자 속 뚜껑을 열었다. 

오매야, 뭔가 엄청 복잡해 졌다. 기판 그 자체로 예술의 완성이다. 우선 한번 보시고 밑에서 또 찬찬히 비교해보자.

한눈에봐도 ㅋㅋㅋ 타이머가 하나 더 추가됐다. 그리고 수동/자동 전환스위치가 이리로 들어왔다. 아 내가 말한그대로자나~~~






그럼 비교샷이다.

 

 

비포 사진과 에프터 사진을 비교하면 뭔가 노란전선이 엄청 들어갔음. 전류공급선이겠거니,


자 그럼, 상식적으로 위에 타이머는 그대로 뒀을 테고 밑에 것을 새로 달았을 테니 1.5 기능을 구현하려면 자동/수동 전환레버는 수동으로 놓고, 아래쪽 타이머를 전원차단장치로 간주한다음 시간을 당시 시간으로 부터 약 20분정도 가동되게 셑팅한다. 자세히 보니 한시간이 조그만한 레버 6개로 구성되어있다. 타이머가 1분만 늦어져도 약 20분쯤 오락가락한다는 얘기같은데 자세한건 아몰랑.

암튼 셑팅을 해놓고, 집에와서 짐정리를 하면서 계속 창밖을 주시한다. 엥 약속시간이 되서도 조명이 꺼질생각을 안한다. 그러기를 약 20여분뒤, 마침내 불이 꺼진다. 예상대로 약간의 오차는 발생하는듯. 그렇지만, 1.5 기능 실현은 대성공이다.

이제는 오늘 야간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9시 즈음 수업이 끝날 테니깐, 야외 농구장 조명이 켜졌던 것을 발견하고 필시 콘솔 박스에 접근할 터, 1.5 모드를 확실하게 셑팅한다. 레버는 수동으로 놓고, 아래쪽 타이머를 9시30분에 꺼지게 셑팅한다. 8시 45분쯤 됐나,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났나보다. 예상대로 아이들이 농구장으로 몰려와 왁자지껄 소리가 난다. 벌써 끝났나하고 쳐다보니,  

O.M.G 

애들이 벌써 수동기능의 ON버튼을 눌러서 농구를 하고 있다. 빠르다 빨라, 겁도없이 전기 콘솔박스를 막 만진다. 나는 9시 30분에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면서 학생들이 멘붕에 빠지는 모습을 즐거이 상상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었는데, 이것들이 예상보다 빠른 약 9시20분쯤 농구를 끝내고 자기들이 off 버튼을 누고 집에가는거 아닌가, 아,,, 이러면 1기능으로만 써도 되긴했다만,,


암튼 저번에 언급한대로 애들이 1.5기능을 활용해 농구를 하고 있으면 저녁에 트랙을 도는 지역주민들이 환하고 좋다고 할게 뻔하다.(평스트라무스) 결국 시일이 지나면 여러루트로 야간에 옥계중 농구장쪽 조명도 항시 틀어달라고 할게 뻔함. 그때 못이기는 척 기능2(자동)를 셑팅해주면 됨. 그러다가 한 겨울이나, 비수기가 되면 다시 1기능(수동모드)로 놓고, 개학을 하게되면 1.5(반자동)기능으로 운영하여 불필요한 전력낭비도 줄이고, 관리의 수월성도 제고하고 꿩먹고 알먹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아니겠는가

출장갔다던 선생님이 갑자기 나타나면 신비주의 깨지니깐, 관사 작은방에서 도촬


조사각이 농구골대보다 약간 뒷쪽이다. 나중에 옥상올라갈일 있으면 조정해줘야겠다. 아이들의 기쁨의 몸짓이 사진으로도 느꼈진다. 학생의 필요에 의해 학교예산이 투입되고, 과거와 같이 멍청한 관공서 공사가 아닌 내 집이라면 과연 공사를 어떻게 하겠는가란 사명을 가지고, 끝까지 원하는것을 이루어내고야말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주 소소하지만 아아아아아주 기념비적인 일로 자평한다. 그리고 애들이 행복해 하니 나도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뿌듯하다.



(평스트라다무스 예언컨데=가라사데) 이로인해, 나는 좀 피곤할 일들이 연이어 생길것만 같은 느낌적 느끼무 ㅋㅋㅋ


  1. 군대용어 : 해상박명종, 바다기준으로 해떨어지는 시간, 진짜 어두워진 시간, 약자는 까먹음. [본문으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