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

2017 강원중등체육연구회 체육대회를 라이딩으로 다녀오다

인세인피지 2017. 11.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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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체육교사들의 체육대회, 강원중등체육연구회 체육대회가 평창에서 개최되었다. 원래는 정선에서 개최될 순번이었는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특별히 평창에서 개최하기에 이르렀음.


암튼 각설하고, 올해 내가 속한 강릉중등체육연구회 축구팀의 출전 각오는 남달랐다. 내가 강릉에 근무한 7년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원주팀과 결승과 준결승에서 만났는데 상대전적이 썩좋지 않다.


지난 6년간은 변변한 유니폼이 없어서 제작한지 약 10년은 되어보이는 유공st 유니폼을 입고 뛰었는데, 

우리들은 그 유니폼을 한복이라 불렀다.



올해는 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유니폼을 새로 제작했다. 유니폼 제작 과정만해도 무려3주가 걸렸는데 무튼 한복을 벗게 해주신 강릉중등체육연구회 회장님과 수고한 조은상 총무님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가슴팍에 유니세프는 왜 넣은거야 




진짜 이렇게 많은 패치와 문구가 들어간 유니폼이 있었는가, 대박이다

나는 이 색상을 밀었는데 투표에서 10:1로 참패 ㅋㅋ

어느해보다 탄탄한 스쿼트를 자랑하는 강릉연구회, 올해의 목표는 단연 우승이고, 종합우승도 노리고 있다.

전반초반 강민균 선수의 센터링, 박진홍 선수의 헤딩 연결에 이은 벼락슛의 주인공이 이몸(#10 옥계중 김평강ㅋㅋㅋㅋㅋㅋ)


영상을 편집하다 보니, 박휘준 선수는 전반에만 골대를 2번이나 맞춘것 같다.




9월엔가 강릉으로 나가는 옥계언덕을 넘다가 고장나 버린 티라노가 돌아왔다. 옥계 최고의 오토바이 센터 신진모터스 사장님께서 직접 서울 퇴계로 보링집에 연락을 하셔서 밸브와 가드를 깎아 엔진 헤드를 부활시켜주셨다. 이베이를 통해 TW200 헤드 앗세이를 구하려고 약 한달의 시간을 허비했는데, 기다리다기다리다 센터 사장님께서 직접 나서주신것. 적어도 40~50은 깨질 공사였는데 굉장히 저렴하게 수리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가을도 다 지나간 마당에 좋은 때는 다 놓치고 겨울이 오기전에 라이딩 투어를 계획한다. 물론 다 미쳤다고 할테지만, 가끔씩은 미친짓이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한다.



백팩을 메도되긴한데, 100km 이상을 백팩을 메고 운전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급하게 새들백처럼 티라노 옆에다가 매달수 있는 방법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이베이에서 새들백 서포트바를 검색하기에 이른다. 배송시간도 그렇고 제품 스펙을 보니 어지간히 허접할 것같아 아예 구입을 포기함.



뭐 좋은 방법없을까 생각하다가 집에 굴러다니는 롱샴 특대형 가방을 티라노에 메달기로 결정,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주완의 마이크라 토로 구형 유모차 시트에서 떼어낸 스트랩 클립들을 이용하여 투어 전날 가방결속은 완료하였다.

롱샴 특대 가방의 장점이 완전 보따리 장사처럼 가방을 확장시킬 있는 점이다. 중앙에 있는 지퍼를 열어주면 거의 20cm 가까이 가방의 깊이가 깊어진다.(실제로는 저것보다 조금 더 견고하게 결속했다 ㅋㅋ)


내가 사는 옥계에서 평창 종합운동장 테니스장까지는 약 100km, 옥계-백복령-임계-정선읍-평창미탄-평창읍-목적지 정도 코스가 될 것같다.

고속도로가 없었다면 차로가도 가장 빠른 길이고, 이쪽이 도로는 굉장히 잘 뻗어있으나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일부러 라이딩을 갈 정도로 좋은 코스다. 아마 입동이 지났기 때문에 추위와의 싸움만 잘 견뎌내면 좋은 라이딩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으로 출발!!




출발 시간은 6시 40분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날 설레여서 그랬는지, 아니면 정현 선수의 준결승 경기가 보고 싶어 그랬는지 새벽 4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정현과 메드베데프(RUS) 선수의 경기를 보다가 세트스코어 2:2 그리고 마지막 5세트 경기에 돌입할 때 골프연습장 게라지로 짐을 챙겨 나간다. 축구화 가방, 테니스화 가방, 테니스라켓2자루와 옷가지 약간을 챙겨 새들백에 넣었는데, 앗 가방을 장착한 상태에서 짐을 넣으려니 잘 안들어간다. 짐을 넣고 가방을 장착했어야하는데 출발직전이라 여유가 없었는지 그 생각을 못했다. 


투어와 관련한 사진은 한장도 못찍었지만, 출발에 앞서 에어필터가 빠지고 티라노 시동도 킥시동을 약 30번 시동한 뒤에야 걸리는등 출발부터 문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이걸 포기해 말아 했던 찰나의 순간도 그 당시에는 왜 그리 아득하게 느껴졌었는지 또 가방을 확장시킨터라 좌측으로 가방과 지면과의 마진이 거의 20cm 밖에 없어 조금만 좌측으로 기울여도 가방이 도로에 끌릴것만 같다.


일단 7시가 조금 지난 상태에서 출발을 해본다. 상쾌한 공기와 함께 티라노는 굉음을 내며 옥계 남양을 지나, 백복령을 오르는데, 엥?? 갑자기 연료등이 들어온다. 내 계산으로는 정선 임계까지 약 30km 거리인데 그곳까지는 충분히 달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너무 불안하다.


갓길에 잠시 정차를 하고 연료 캡을 열어 보니, 기름이 대략 1리터 정도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비를 찍어보니 가장 가까운 주유소가 젠장,,,, 옥계 농협 주유소다ㅠㅠ


일단 못먹어도 고다. 아침 9시30분 평창종합운동장에서 시작하는 테니스 경기에 출전을 못해도 어쩔 수 없다. 제발 멈추지만 말아다오란 각오다. 다행히 임계가기 전에 S오일 주유소를 발견한다. 옥계로부터 약 20km 정도 구간의 첫 주유소인것 같다. 

지금에서야 정확히 확인해보니 6.709L가 들어갔다. 티라노의 탱크 사이즈를 약7L가 조금 안되는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거의 멈추기 직전이었던 것이다. 그 주유소가 없었거나 이른시간이라서 문을 닫았다면 어쩔뻔 했을까,, 아찔하다.


두번째 문제는 역시 날씨와의 싸움이었다. 예상보다도 영서의 기온은 훨씬 낮았다. 강릉에서 약 15도 분포를 보이던 아침 날씨는 백복령을 지나면서 5도 미만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고, 나름 방한 대책을 강구했음에도 손가락은 떨어져나갈 정도로 추웠고, 얇은 목토시와 안면 마스크는 있으나마나 칼바람은 안면을 강타, 목적지 도달 10km 목전에서는 온몸에 오한이 생겨 몸이 들썩일 정도로 떨면서 주행을 했었던 것 같다. 약 100km를 주행하면서 5~6번은 쉬며 티라노 머플러에 손을 녹였는데, 도착해서 보니 핸드폰도 너무 추웠는지 고장이 나서 베터리 잔량이 1%로 표시되는게 아닌가, 기계에도 이렇게 이상현상이 생길정도로 추웠는데 그 길을 뚫고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 자위하고 돌아갈 걱정은 잊은채 이제부턴 체육대회 모드다.


9시30분부터 시작한다고 했던 테니스 경기는 여유있게 첫 경기 원주팀을 만나 3장 종합 2:1로 승리를 거두어 결승에 진출, 테니스 강호  태백×삼척×동해 연합과의 1부 결승을 치뤘다. 작년에 비해 여러모로 발전한 느낌이 스스로에게 들긴하지만, 도내 유명 고수 선생님들과 겨루어 보니 아직도 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쉽지만 테니스는 3장 종합 3:0으로 완패하여 준우승, 특히 우리 2장은 상대 에이스 2장을 만나, 3:1로 초반 리드했으나, 연거푸 5게임을 내리 빼앗겨 6:3으로 패배, 한게임만 더 만회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점심을 먹을 사이도 없이 축구 경기가 이어진다. 평창종합운동장 축구장에서 치뤄진 1부 축구 경기는 태백×삼척×동해 연합에게 3:2 신승을 거두었다. 


첫 경기 직후



첫날의 만찬식이 너무 과했는지 나는 다음날 탈이났고, 나뿐만아니라 축구팀 상당수가 컨디션이 꽝이 되어버림.



올해에도 무난히 결승에 진출하긴 했지만, 제대로된 컨디션이 아니었던 우리팀은 원주팀에게 3:0 완패, 강릉에서의 마지막해인 내년 2018년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다짐으로 복귀(앞선 각오에 비해, 포기가 너무 빠른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정도로 우리팀 컨디션이 안좋았다)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족구경기가 한창이다.




폐회식에서 보니 우리강릉은 1부 4팀중 3위에 링크 되어있었다. 당초 우리계산이라면 우리가 원주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어야하는데 말이다. 알고보니 개회식 때 참석한 인원 점수에서 조금 밀려 태백에게 2위자리를 내준것, 아침에 병이나서 개회식에도 참석못한 내탓도 있기때문에 할말이 엄슴니다. 예상보다 늦어진 폐회식 덕에 당초 15시 30분에 출발하려고 했던 계획은 무산이되고 출발이 16시가 조금 지난 상황, 2시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아마도 임계를 지날때 쯤이면 어둑어둑 해질것은 뻔한 상황, 첫날보다도 더욱 완전무장을 하고 티라노에 시동을 켠다. 역시나 새들백은 짐을 넣고 바이크에 장착해야 한결 견고하게 장착 된다는 것을 확인, 올때는 스트랩이 엉덩이에 걸려 굉장히 불편했는데 스트랩 위치도 조금 올려서 매달았더니 훨씬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장갑은 얇은 운동용 장갑을 이너로 사용하고, 겨울용 바이크 장갑으로 이중장착을 하고 바지는 겨울용 스포츠 타이즈와 기모소재의 체육복하의를 입고 위에 겨울용 기모 청바지를 3중으로 장착, 바람이 조금도 들어오지 못하게 단단히 채비를 하고 떠난다.

철저한 복장탓인지, 빨리 복귀해야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올때는 그렇게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내와 통화를 하느냐 1번 쉬었고, 백복령에 다 도착하여 손이 너무 시려워 한번 휴식을 취한것 빼고는 큰 문제 없이 바로 옥계로 도착하였는데 예상대로 백복령 구간부터는 거의 한밤중처럼 깜깜해서 시속 40km/h 정도로 아주 천천히 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고글도 주간용 스모키 고글이라서 클리어 렌즈로 갈아야하는데 렌즈도 새들백 저 안쪽에 들어있고 구간도 얼마남지 않아 그냥 주행했지만, 다음부터는 클리어 고글은 해질무렵에 반드시 교체해서 주행하는 습관을 길러야할것 같다.


어설프게 티라노에 가방을 메달고 옥계에서 평창까지 늦가을 라이딩을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주말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할만하다.


수능이 있는 이번주 월요일 아침, 지난 주말의 여운이 가시질 않아 약간은 무기력한 상태인데 아침부터 축구팀 동료들의 안부인사와 사진 공유들이 이루어져 지난 주말의 강렬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만찬은 이제 좀 적당히 해야할 나이가 된 것 같다.


라이딩도 축구도 만찬도, 전부 미친짓이었다. 수명이 한 10년은 줄어든듯한 이틀이었지만, 가끔의 광기어린 행동은 삶의 활력을 주기도한다.


미치지 않고 인생을 논하는가.


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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