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요청으로 학회지(한국스포츠교육학회에서 발간하는 '우리체육')에 학교체육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근 2년간은 근무지 옥계중학교에서 특기할만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았고 무언가 연구한다는 자세로 준비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마땅히 작성할 만한 주제가 없음을 이유로 고사했지만, 편집이사로 재직하는 지인이 콜렉트해야하는 할당량이 있는건지 부담없이 학교체육에 관한 내용을 짧막하게 다뤄달라는 요청, 수술한 다리도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당장에 학교 출퇴근하는데에만 온 에너지가 다 뺐기는 상황이기에 흔쾌히 수락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전후사정 미뤄보지 않아도 왠지 거절하게 되면 부탁한 지인이 곤란해질 상황이 내게도 느껴졌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일단 수락을 했으니, 기한 내에 A4 4페이지 분량의 짧똥한 기고를 뽑아내야한다. 내게 주어진 기한은 4일, 평일은 앞서 얘기한것처럼 목발을 짚고 수술한 다리를 끌고 학교 출퇴근 및 최소한의 필수업무와 수업에 온에너지가 쪽쪽 빨리고 퇴근하면 저녁8시부터 푹퍼져있기 일쑤라, 평일 기고 작성은 애시당초 포기, 예약되어있던 토요일 원주 모처의 은행업무를 다음주 금요일로 미루고 토요일 아침 혼자 목발 짚고 다시 학교에 출근해 데스크탑을 부팅하고 여유로운 토요일 오전을 만끽하고 있다. 오늘의 기고 작성을 위해 2틀간 에너지를 축적한 보람이 있는지 그래도 시작은 꽤나 상쾌한 편.
작성을 하기전에 학회지 기고는 처음인지라, 뭔가 논조는 맞춰야하지 않나 싶어 한국스포츠교육학회(이하 학회)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탑재된 논문과 기고들이 죄다 연동된 DB 사이트에서 유료서비스를 하고 있어 유료회원으로 가입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자료를 찾을수 가 없다. 언젠간 나도 학회에 가입하여 최신 연구물들과 연구 트렌드를 가까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터라, 가입비 1만원과 연간회비 3만원을 순차적으로 입금하고, 승인이 되기를 3일째 기다리고 있으나, 이노무 학회 회원관리 담당자가 누군인지, 전화도 받지 않고, 홈페이지 관리도 안하는듯(학회 사무실은 서울대 체육과 건물에 있는듯 한데, 당췌 전화를 받지않는다), 아직 까지 뭔가 검색하려고 클릭하면 내게 권한이 없다는 팝업메세지만 뜬다.
우선은 급한김에 기고를 부탁한 지인에게 '우리체육'에 실린 최근 기고 몇개만 다운받아달라 요청하여 받아본다. 전달받은 내용들을 훑어보니 스포츠교육과 관련한 원론에서 부터 각 기초이론의 각론, 초/중등 교육과정, 교수평가방법에 이르기 까지 참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기고되고 있음을 알게된다. 근데 우선 걱정이되기 시작하는게, 내가 작성하려고 하는 방향인 백과사전식으로 내가 겪고 진행한 4년간의 학교체육의 일상이 '우리체육'의 기고방향과 어울릴지가 심히 걱정된다. 그래도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한번 쓰고 보자. 시간이 없거든
학교체육으로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김평강(강릉 옥계중학교 교사)
Ⅰ. 들어가며
2015년 3월, 현재 근무하고 있는 옥계중학교로 전근하였다. 본교는 인구 20만의 강원 영동지역의 거점도시 강릉시(江陵市) 최남단 옥계면(玉溪面)에 소재하고 있다.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곳 옥계는 과거 어업과 광공업이 성행하던 70~80년대 인구 2만3천명에 관내에 초등학교가 무려 5개나 있었을 만큼의 지역규모를 자랑했지만 이곳 역시 도시로의 인구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듯 현재 인구 4,052명(2018. 11. 08 기준, 강릉시청)으로 대부분의 주민들은 농수산업과 시멘트 산업 등의 1, 2차 산업에 주로 종사하고 있다. 농산어촌 소재 대부분의 학교가 겪고 있는것처럼 본교도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해마다 학생수가 줄어들어 2014년에 95명이던 학생 수가, 2015년에는 74명, 2016년은 64명, 2017년 45명, 2018년 46명으로 학년당 1개 학급 15명 내외로 2015년 부터 총 3개 학급으로 운영중에 있다. 신규발령교이자 직전 근무교는 29개 학급 약 1,000명이 재학했던것을 감안하면 나는 상당히 소규모 학교로 전근한 것이다. 대도시에 근무하는 여타의 체육교사들은 농산어촌 지역의 총 3개학급 45명 내외의 학생을 지도하는 체육교사의 수업과 소소한 체육프로그램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을 것이다. 지난 4년간 이루어진 이곳에서의 학교체육을 정리하며 이러한 시도들이 이 작은 학교 학생들에게 어떤 희망을 갖게할 수 있었는지 짧은 글을 빌어 소개하고자 한다.
Ⅱ. 학교체육으로 작은학교 희망만들기
본교에 부임하기 전, 업무분장을 위해 방문한 옥계중학교의 첫인상은 지리적 환경과 시설적인 면에서 상당히 아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월임에도 따뜻한 햇살을 머금고 있는 교정, 학교를 큰 울타리마냥 둘러싸고 있는 야트막한 야산과 시선을 돌려 동쪽을 바라보면 금방이라도 당도할 것만 같은 푸른 동해바다, 그리고 이따금 시멘트 원료를 실은 수송용 열차가 학교 뒷편을 지나며 내는 기분좋은 기차소리는 그동안 내가 꿈꿔온 최적의 교육환경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했다. 또한 체육교사의 교실이기도 한 운동장은 인조잔디 공사를 한지 몇년 되지 않은듯 반듯한 잔디가 수업자의 기분을 설레게 했으며 역시나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아보이는 아담한 체육관은 적당한 방송, 조명시설과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있어 수업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근무하는 학교마다 인조잔디 운동장과 체육관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는데 이곳 옥계중학교는 과거 테니스장 자리에 5개의 타석이 있는 아담한 야외 골프연습장 까지 있었으니 그야말로 천혜의 수업환경이라 여길만 했다. 업무분장 결과 젊은 체육교사에게 의레 기대되는 역할인 학생부 생활지도담당과 2학년 담임의 역할을 받게 되었다. 초임 근무교에서는 줄곧 교육부 선정 '학교체육활성화 창의경영학교' 운영 업무를 맡았기에 신규 발령이후 예기치 않게 갑작스레 투입되었던 한 학기 담임업무 외에 새학기부터 처음으로 주어진 담임업무와 학생생활지도 업무가 작은학교에 부임하는 설레임을 한층 부풀게 했던것 같다.
1. 작은학교에서의 체육수업
한 학년에 8~10개 학급으로 구성된 전임교에서 운영한 체육수업은 강의식 수업과 스포츠교육모형을 표방한 수업방식을 주로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한 학년에 한 학급밖에 없는 본교의 실정을 감안 할 때 기존의 수업방식을 어떠한 수정과 변화 없이 고수하는 것은 어쩌면 교사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지금에와서는 현행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과정을 바탕으로 학생을 지도하고, 평가결과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과정까지의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가 중요하다고 여길정도로 적잖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2015년 당시의 나는 우선 학년별로 학생들에게 지도할 교육내용을 적당하게 선정하는 것이 급선무 였다. 이는 학생들의 건강체력을 증진하기 위한 건강영역에 대한 지도방법의 고민과 단체종목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소수의 재적인원, 학년별로 균등하지 않은 남녀성비로 인해 선택할 수 있는 운동 종목의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전통적 학습 내용으로 여겨졌던 소위 대중화된 스포츠와 뉴스포츠의 비율을 어떻게 적절히 조합해야하는가의 고민으로 이어졌다.
가. 학년별 수업내용의 계열화, 체육수업과 스포츠클럽의 연계성에 주력
전 학년을 한명의 교사가 모두 지도할 수 있다는 것은 작은학교 체육교사에게 주어지는 특혜이다. 건강영역은 학생건강체력평가제(이하 PAPS)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했다. 체력에 대한 이해, 체력의 측정, 운동처방이 다시 학생의 신체활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PAPS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운좋게도 그즈음 처음 시행됐던 '국민체력인증 100'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고 마침 관내 소재 인근대학을 거점으로 영동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출장 측정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학기별로 학기초에는 PAPS 수시 측정 기능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건강체력 수준을 측정하고 운동을 처방할 수 있었으며, 학년말에는 국민체력인증 100 센터와 연계하여 본교에서 'PAPS 정시측정 x 체력왕 선발대회'를 실시할 수 있었다. 국민체력인증 제도를 활용하니 체력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문화체육부장관의 인증을 받은 체력인증서와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할 수 있어 학생체력증진에 관한 동기유발에 아주 효과적이었다. 본교는 2015년 부터 이미 4년째 강릉 국민체력인증 100센터와 연계하여 교내 체력왕 선발대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체육관 벽면에 체력우수학생들의 인증서 사본을 게시하여 재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게하고, 졸업생들에게는 졸업후 방문한 체육관에서 과거 본인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체력왕 선발대회 인증서 및 학생건강체력평가제(PAPS) 기준표
도전 및 표현영역에서는 '인간움직임'에 촛점을 맞추어 학년별로 육상(단거리, 장거리, 이어달리기)수업과 기계체조1, 2와 치어리딩 수업을 구성하였다. 치어리딩 수업은 2015년 부터 실시한 것은 아니고 2014년 겨울, 강원영동권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작은연수에서 경기도 체육교과연구회 소속 강사선생님의 수업소개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6년 처음 시도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자칫 학생들이 지루해 할 수 있는 육상과 체조 수업을 학년별로 계열화하여 제시하니 학년별로 심화된 내용을 학습하는 것에 학습자가 계열화된 수업내용 자체로 수업에 흥미를 갖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구기종목과 라켓스포츠로 대표되는 경쟁영역에서는 축구/플로어볼, 농구/티볼, 배구/골프 종목을 학년별로 제시하고, 라켓스포츠는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로 교육내용을 계열화 하였다. 이는 한 명의 체육교사가 전학년을 가르칠 수 있는 특수상황이 아니라면 학기전 동교과 협의회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고 협의회를 통해서도 체육교사 개인의 지도성향과 경험에 기인하여 선호도에 따라 결정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작은학교에서의 특수성이라 봐도 좋겠다.
네트형 경쟁영역 - 테니스 수업 |
네트형 경쟁영역 - 테니스 수업 |
특기할 것은 작은학교에서는 교과내 학교스포츠클럽(이하 S.C)운영과 방과후/자율 학교스포츠클럽 종목 운영에 있어서도 체육수업과 연계성을 가지고 운영하기가 용이한데 본교는 적은 S.C 수업시수와 지리적 제약으로 '스포츠강사'를 초빙하지 않고, 체육교사가 주가되어 해당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전임 체육교사의 아이디어로 운영되고 있던 'O.K(이곳 지명의 약자) 리그'는 전학년을 무학년제로 구분지어 과거에는 3개팀, 현재는 2개팀으로 나누어 연간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1학기에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목을 남, 녀로 구분지어 운영하고, 2학기에는 킨볼(KINBALL) 종목을 통해 세부 팀별 점수를 합산하여 연말 시상을 하고 있다. 무학년제로 스포츠클럽을 조직하니 1학년 신입생들은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 하는데 도움이 되고 전체적으로는 교우관계 개선과 그로인한 학교폭력 예방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참고로 본교는 재학생 간 발생한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횟수가 4년째 0건이다.
나. 다양한 수업 시도와 교육정책
2014년 방영된 TV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접한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은 새로운 수업방식에 대한 갈증을 가지고 있던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는 그간 가지고 있던 교수 페러다임(Teaching Paradigm) 전환의 계기가 되었는데 현재는 거꾸로 수업 방식으로 온전히 체육수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2015년 강원교육과학정보원에서 진행한 '거꾸로 수업 교수자료 개발'에 참가한 경험은 기존의 내가 가지고 있던 수업에 대한 접근방식을 완전히 다시 정립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비록 지금은 자율 S.C 지도에 상기 수업 방식을 활용할 뿐이지만, 새로운 수업에 대한 관심은 교사 본연의 발전과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높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편 교육정책의 변화에 의해 새로운 수업을 시도한 사례가 있는데 2016년 도내 모든 중학교에 적용된 '자유학기제' 운영과 '에듀버스'가 시발이 된 수업이 있다. 바로 '수영수업'이다. 한번쯤 중학교에 근무하면서 제대로된 수영수업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2015년 본교에 부임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이곳에서는 수영수업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인근에 해수욕장과 국제경기가 가능한 규모의 수영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수영수업을 위해 준비되어야 할 전제조건은 단지 '물' 뿐 아니라, '수업시수', '이동수단', '예산', '안전대책' 등 어림잡아봐도 산넘어 산 임을 알기에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수영수업'에 대한 희망을 뜻밖의 기회에 실행할 수 있게되었는데 2016학년도 부터 도내에 '자유학기제'가 우선 시행된 것이다. 본교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2학기에 운영하기로 계획이 되었는데 기존 체육수업 2시간(주당)을 자유학기제 '예술 및 체육활동'으로 대체해야한다는 것, 기존의 체육수업과 다른방식의 수업을 해보고 싶었던 터에 2시간의 자유학기제 '예술 및 체육활동'을 온전히 '체육활동'으로만 2시간 실시하겠다고 선점하였다. 당장 무슨 수업을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시수'를 확보한 셈. 수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던 시기에 우연히 동료교사로 부터 '에듀버스'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다. 이 제도는 강원도교육청에서 일선학교 스쿨버스의 소유권을 교육감에게 이전하여 해당학교 학생 외에는 스쿨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한계를 개선하려는 시도였다. 마침 '에듀버스' 도입 시기와 '자유학기제' 운영시기가 일치함을 알고 처음으로 '수영수업'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았다. 지역교육지원청은 매년 연초에 'S.C 시설사용료 지원'에 관한 공문을 전달하는데 실제로 대규모 학교는 그 학교대로, 작은학교는 작은학교대로 저마다의 이유를 들어 신청하지 않거나 신청하지 못하여 불용되는 예산이 있었다. 뒤늦게 신청했으나 '수영장 시설사용료' 명목으로 충분한 금액의 예산을 확보 할 수 있었고, 본교 학생들은 그렇게 매년 1학년들을 대상으로 2학기 내내 50m, 8개 레인의 국제경기가 가능한 수영장에서 생존수영과 자유형, 평영을 교육받고 있다. 2017학년도 부터 본교 학생안전부장을 맡고 있는 내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생존수영과 자유형, 평형을 교육하니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고, 학생들에게 평생 가져갈 운동 특기 하나를 교육했다는 자부심도 남는 귀중한 사례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체육수업의 끝판왕 '수영수업'과 적당한 시기에 시행된 교육정책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특이한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1학년 자유학년제 '수영수업'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본교는 강원도교육청에서 지정한 '마을학교 선생님' 시범학교이기도 하다. 학부모 및 지역사회 인적자원을 활용하여 각 교과와 연계한 수업을 교과별로 학기당 한두번 진행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정책사업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격언처럼 학생과,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줄 수있는 좋은 시도라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본교의 특색 체육시설인 골프연습장 시설을 활용한 '골프' 종목 마을학교 선생님 수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교 골프연습장 시설은 2012년 지역 내 한 기업에서 학생 체육수업 및 지역사회 주민 체육시설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기존 테니스장 1면의 자리에 5타석, 약 35m 거리의 골프연습장으로 개축되었다. 준공 이후 골프 연습장 시설은 상기 목적에 맞게 학생수업 및 주민들의 체육시설로 각광을 받아오다가 2014년 강릉에 내린 폭설로 인한 자연노후와 시설관리의 어려움에 따라 점차 외면받는 시설로 전락하였다. 거의 방치되다시피하던 시설은 2015~2018년 교육부 지정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 사업 예산 확보에 따라 2017년 리모델링의 기회를 얻어 현재는 스크린 연습시설 1개소, 샤워장 1개소, 타석 5개와 인조잔디 포설, 러프구간 신설, 천정가림막 추가 보강 등의 공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골프연습장 |
마을학교 선생님 '골프 수업' |
마을학교 선생님 수업을 기획하기 전에는 기껏해봐야 지역사회에 체육관련 전문가가 몇이나 되겠냐는 생각을 했지만, 마을학교 선생님을 운영하는 인근 초등학교와 본교의 인력자원이 열거된 목록은 예상을 뛰어넘다 못해 그야말로 화려했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부터 골프 티칭프로, 각종 라켓 종목 전국대회 입상 경력자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체육교사에게만 전해듣고 시범을 접했던 체육수업 수준에서 엘리트 체육인의 수준의 시범과 지도는 학생들에게 또 다른 배움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는 경험이었다.
2. 작은학교에서의 특색 체육프로그램
본교는 2009년 총2년간 강원도교육청 지정 전원학교 사업에 선정되어 인조운동장 조성 및 실내 체육관 건립, 학교 내외관 리모델링 등 시설 지원과 각종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받아 구조적으로는 현재의 내외형을 갖출 수 있었다. 또한 2015년 교육부 지정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로 선정되어 총 3년간 학생들의 학업 향상과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한 체력증진 및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진로교육과 첨단 기술교육에 필요한 물적,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 학교 구성원들의 수고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지로 지금의 교육적 하드웨어와 소프츠웨어를 갖춘 셈이다.
3D 디자인반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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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영상반 운영 |
학습용 테블릿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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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협동학습실 |
아무리 교육 여건이 좋다고 한들 이러한 교육자원을 적절히 사용하지 않는다면 분명 얼마지나지 않아 막대한 투자는 무용지물이 될것이다. 교육자원 활용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고민과 노력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교육투자의 효과가 발현되리라 믿는다. 다음은 본교 학교체육과 연관된 특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 불이 꺼지지 않는 학교
대부분의 학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과후 체육수업'과 '토요 스포츠데이' 는 자율 S.C과 연계하여 운영하고 있다. 2학기가 되면 토요 스포츠데이 활동은 기존의 자율 S.C과 '건강체력증진교실'로 증편하여 운영하는데 2학기 초에 실시한 PAPS 수시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된 비만 및 저체력 학생을 대상으로 매주 기초체력 향상 운동과 PAPS측정을 실시한다. 체력수준이 비슷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체력증진교실'을 운영하니 서로의 기록을 비교하며 상호 동기유발도 되고, 저강도의 운동프로그램이라 대상 학생들의 반발도 크지 않은 편이다. 물론, 매주 실시하는 측정에서 PAPS 기준을 상회하면 바로 대상에서 제외해주고 있지만 이따금 기준을 상회했음에도 자발적으로 연말까지 운동을 지속하는 학생도 있다. 본교는 지역의 규모나 지리적 요인으로 도시지역의 교육, 문화환경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2015년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 사업 시행 이후 학생들에게 교과외 다양한 교육경험을 갖게 해줄 방법으로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학기 단위로 조직하고 내/외부강사를 섭외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2017년에는 일주일에 총15개의 강좌(학력향상 3강좌, 스포츠 3강좌, 문화예술 3강좌, 기술진로자격 4강좌, 학부모교육 2강좌)를 운영할 정도로 성황이었고, 현재는 총 9개의 강좌(학력 2강좌, 스포츠 2강좌, 문화예술 3강좌, 기술진로자격 2강좌)를 운영중이다.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 '농구반' |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 '배드민턴반' |
이 프로그램은 2019년 2월말을 기준으로 종료되는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이기에 사업종료 후 예산을 이유로 학생들에게 이전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점 이다. 그러나 시(市) 교육경비 보조금 신청과 지역사회(동창회, 번영회) 후원금을 통해 핵심 프로그램은 지속하고자 대비하고 있기에 사업 종료와 함께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이 일괄 종료되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여름과 겨울방학은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에게 심화된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여름방학 때는 인근에 시원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학생들의 체력수준에 적합한 야트막한 등산로가 있고 무엇보다도 가까운 거리에 드넓은 해수욕장이 있었다. 또한 겨울방학 때는 인근지역에 차량으로 이동하기에 큰 부담이 없는 유명 스키장들이 있다. '스포츠반'이라는 이름으로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기중에는 시간적 제약으로 실시 할 수 없었던 등산, 해수욕장 방문, 각종 라켓운동을 원없이 즐길 수 있었다. 겨울방학 때는 학기중에 실시한 스키캠프에서 중급이상의 수준을 가진 학생들을 모아 겨울방학 시즌 '스키 심화반'을 운영하고자 했으나, 이동수단과 안전상의 문제로 기획단계에서 무산되었던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리적으로 더 좋은 여건의 학교라면 일회성 스키캠프가 아니라,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한 '심화 스키캠프반'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2017 여름방학 프로그램 '스포츠반 : 등산' |
2017 여름방학 프로그램 '스포츠반 : 수상활동' |
나. 진로교육과 연계한 '스포츠 현장체험학습'
2017학년도 2학기부터 사업기간을 1년 남짓 남겨놓은 농어촌 거점별 우수중학교 사업을 담당하였다. 기존 운영중인 야간 방과후 프로그램을 본 사업으로 수업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투자와 각종 기자재 구입이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다양한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는데 대부분의 체험학습은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이하 SCEP)과 연계하여 추진하였다. 인근 해변이 동해안의 떠오르는 서핑 스팟으로 각광이어서 내고장 자연환경을 보존한다는 취지로 해변정화(비치클린업) 봉사활동과 서핑강습을 실시했다. 도내 체험형 안전교육 시설을 방문하면서 인접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레가시(Legacy) 관람과 스키캠프도 운영할 수 있었다.
2017 비치클립업 봉사활동 x 서핑체험 |
2016 동계 스키/안전체험 캠프 |
그밖에도 SCEP와 연계한 대부분의 현장체험학습에는 '스포츠 경기 관람'이라는 테마를 접목시키고자 노력하였다. 프로스포츠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연중 전국적으로 각종 프로스포츠 경기가 진행 된다. 평일 대부분의 프로스포츠 경기가 직장인들의 퇴근시간 이후인 야간에 편성되기 때문에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할 때는 반드시 스포츠 경기 관람이 가능하도록 운영 계획을 수립하였다.
2016 프로농구 관람(강원원주 종합체육관) |
2018 프로야구 관람(서울고척 스카이돔 경기장) |
사실 스포츠분야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에게 이런 수고가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으나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는 이유를 비단 스포츠 전문가 양성에만 국한하지 않는 것처럼 스포츠와 연관된 건축, 마케팅과 서비스산업, 관련 음악, 도서, 서화(書畵) 그리고 영화 등 일련의 스포츠 경험은 분명 학생들에게 각자의 수준으로 그들의 인문적 견문을 넓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Ⅲ. 맺은말
학생 대다수가 스포츠를 즐기고 스포츠문화에 친화적인 본교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얼마나 높은지 정량적인 측정을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쉽게도 본 기고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정량측정한 자료를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이곳 학생에게서는 학교를 기반으로 생활하고 학교에서 울고 웃으며 학교라는 공간에서 오랜시간 자유분방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관찰 할 수 있다. 학생 복지 증진차원에서 구비한 노래방 기기 2대를 당구대와 탁구연습기가 설치된 학생휴게실에 1대, 점심시간이면 고소한 커피와 달달한 음료를 모의화폐로 판매하는 특수교육 수업교실인 ' sol카페'에 1대 설치하였다. 당초 예상하기로는 선뜻 앞장서서 마이크를 쥐고 노래하는 학생들이 있을까란 우려가 있었으나 실상은 우려와 다르게 학생, 선생님 할 것 없이 서로 마이크를 차지하려 달려드는 모습에 그간의 다른 학교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그러는 와중에 우리학교 학생들의 행복과 희망은 정량적 측정 수치는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자라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학생휴게실 내 당구대와 탁구 연습 시설
특수진로교육시설 'sol 카페' |
테블릿PC와 모의화폐를 활용한 진로교육 |
최근 여러 SNS를 비롯한 다양한 소통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전국의 체육교사들이 각자의 교육자료와 교육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나 또한 이런 통로를 통해 전국의 동료교사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약간의 변형을 가미하여 학생들에게 접목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만큼 소통과 공유가 곧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다만 이 글을 마무리하려는 시점에 도달해서야 일선에 드러나고 공유되어지는 결과물만이 전부가 아닐것이라는 생각도 가져본다. 다른 어딘가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본연의 업무를 담당하며 지금의 우리 내 학교체육이 존재할 수 있도록 헌신한 선배 체육교사들의 노고도 잊어서도 안되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운동선수 지도와 스포츠클럽 운영, 체육수업에 대한 고민, 각종 체육행사와 관련 특색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하는 모든 동료 체육교사들의 노고와 헌신을 응원하며 함께 발전하기를 기원해 본다. 끝으로 자칫 작은학교에서 진행하는 학교체육이 내가 소개한 몇가지 사례로 국한되어 비춰질까 염려 되기도 한다. 그져 맡은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노력과 연구의 자세를 잃지않고 경주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듯 하다.
참조문헌
강원도교육연구원(2011). 강원도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
음,, 기고문 초안 작성이 끝난 상황에서 강하게 드는느낌,,
대부분의 전국 체육교사들이 운영하고 있을 법한 체육 프로그램들을 그져 얻어걸린 좋은 교육환경을 등에 업고 특색체육활동이라 공치사 하는 것만 같아, 기고 요청만 아니라면, 그닥 공개하고 싶지않다는 생각이 점점점점점점점저머저머저머머머머머머머점점점드는데, 정말로 일선에서 드러내지 않고 열악한 환경에서 더욱 열심히 잘하고 있는 동료교사들에게 별것도 아닌걸로 유별나게 자랑한다는 불편한 시선으로 비쳐질까 걱정도 되네,,
첫 발령받고 4년차가 될때 까지, 정확히는 교육부 사업(학교체육활성화 창의경영학교) 운영할 때만 해도 4년차가 이정도 했으면 고생 많이 한거 아니냐는 생각도 들어 거침없이 결과보고서 썼내려 갔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왠지 좀 이런방식(사업결과보고서 같은)의 작문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이 글을 쓰게된 목적이나 사정이야 어쨌든, 4년여 옥계중 생활 막바지에 한번쯤 그간의 일들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터라 그래, 뭔가 좀 후련하긴하네, 후련하긴해
그나저나 정말, 나름대로 일 많이 했다. 수고했다. 수고했어 4년간, 그리고 수고했다.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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