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테니스 서브에 대한 확신이 들기 시작하는 요즘이다. 근데 문제는 이 놈의 감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것. 시합중에도 잘만되던 서브가, 다음 서브턴에 또 고장나 버리고, 방금 전 까지 잘만들어가던 서브가 어느 순간 또 얇아져 버리고,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
무언가, 완벽한 확신이 들어야 한다. 그래서 디테일을 가다듬으로 요즘도 매일 저녁8시, 집 앞 테니스 코트로 이동하여, 혼자 볼박스 한 가득을 서브하고 돌아온다. 일종의 묵언수행 같은 느낌. 아무도 없는 고요한 코트에서 온전히 서브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 인구 3만의 도시에서 중앙공원 한 가운데 코트 2면을 매일 2시간 동안 온전히 내가 사용할 수 있다니, 신기하게도 항상 8시만 되면 아무도 없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일부러 그 시간대에 코트를 방문하여 개인적인 연습을 하곤한다.
각설하고, 오늘 깨달은 두 가지를 기록해놓으려고 한다. 요 몇일 서브를 200개씩, 400개씩 넣을때면 분명히 어느 정도 서브 연습을 하고 나면, 서브폼이 고정화 되면서 일관된 서브를 구사할 수 있는 시간대가 도래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시합때는 연습 서브를 넣어볼 수가없다는것. 고작 한국인 로컬룰 투머(two more=서브 두 개)를 넣어보고 시합에 들어가는 것이 전부. 요즘은 그 조금의 서브감이 하도 들어왔다 나갔다하니 너무나도 불안한 나머지, 온전히 게임에 집중을하지 못하고, 내 서브턴이 언제돌아오는지, 다음턴이 내 서브 차례라면 벌써부터 신경이 곤두서는 경험을 하곤했다.
지난주 토요일 기존 클럽의 일원으로 도 단체전 시합을 다녀왔다. 평소와는 다르게 주최측에서 챌린져(은배)부만 개최를 하여, 어쩌다보니 챌린져 고인물인 내가, 어느새 팀의 고참이 되어있었다. 1장에 그것도 테니스를 시작한지 만 3년정도된 후배를 데리고 치라는것. 헐, 아무리 후배가 좋은 공을 가지고 있기로서니, 나한테 대장조 에이스 역을 맡기다니, 항상 대장조의 바이스나, 2장, 3장의 조커역할을 주로 해왔지, 이렇게 대장조 에이스역할을 난생 처음이었다. 대회전부터 그 스트레스가 상당했는데, 다행히 8강 까지 올라가 떨어졌다. 출전 팀이 16개팀 뿐이라, 예선은 순위결정전이었고, 16강과 8강, 이렇게 총 3경기만을 소화했다는 아쉬움은 남는 대회였다. 문제는 첫 경기부터 서브가 들락달락했던것, 긴장이되서 어떻게 서브 로케이션이 되는지도 가늠하지 못한채 어깨를 마구돌렸고, 다행히 어찌어찌 첫게임을 이길 수 있었다. 상대는 예전에 거주했던 지역의 베테랑 고수 형님들이었다. 평소같았으면 힘도 못써보고 졌겠지만, 짝을 이룬 후배의 볼이 워낙 강력하고, 좋은 볼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잘하는 포칭을 줄기차게 나갈 수 있었다. 5:2로 벌려놓은 경기후반에는 상대 형님들은 거의 포기한 듯한 모양새로 경기를 6:2로 끝낼 수 있었다. 특히 마지막 5:2, 40:30에서 회심의 플랫서브를 넣었는데, 에이스는 내지 못했지만, 제법 좋은 임팩트를 만들어냈고, 리턴된 공은 그대로 라인 바깥으로 튕겨져 나가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바로 본선 16강, 상대는 개최지 로컬팀인데 해당조 2위로 올라온 팀이기도 하고, B팀이라는 작명을 한것보니, 강력한 구위를 가진 사람은 없어보였다. 면면은 상당히 연세가 많은 분들의 볼이었고, 해당 경기도 1장으로 출전하여, 내 서브는 또 난조를 보였지만, 역시나 안정적이고 기본적으로 강력한 구위를 가진 후배의 서브와 스트록에 상대는 속수무책이었고, 나에게 찬스볼이 많이 와서 다행히 해당 경기도 손쉽게 챙겨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내 서브권을 2번이나 빼앗긴점, 이후 8강경기는 과거 거주지역의 안면이 있는 클럽, 해당 클럽의 네임드는 그닥 높은편은 아니라서, 우리전력이라면 비교적 손쉽게 이기고, 4강에 오를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8강에서 우리는 1:2로 패하고 짐을 싸게 되었던것. 역시나 내 서브 난조로 내 게임을 내주고, 시작하면서 어려운 경기양상이었으나, 다행히 고비마다 후배가 역할을 잘해주고 경기는 5:2리드, 이제 리턴 브레이크만 하면, 1장 경기는 가져올 수 있는데, 상대의 서브가 만만치 않아, 다시 5:3 문제의 내 서브,, 다행히 다시 서브가 돌아와주어 더블폴트를 범하긴 했으나 구위를 계속 유지한 탓에 서브가 들어가면 상대가 쉽게 리턴하지 못했던점이 주효했던것 같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확실히 몸을 앞으로 던져주는 동작이 어깨 회전을 가속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얼마전까진 서브를 넣고나서 내 몸이 뒷걸음질 치는것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제는 확실히 체중을 앞으로 실어주는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같이 운동하는 후배중에 서브가 굉장히 좋은 두 명의 후배가 있다. 한 명은 초등선출, 한 명은 순수 동호인인데 선출후배는 조코비치 계열의 로테이션을 취하고있고, 한 명은 로딕 계열의 로테이션을 취하고 있다. 둘 다 워낙 좋은 서브를 가지고 있어서, 그 둘이 페어를 먹고 나가면 오픈부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정도, 오늘 서브 연습 디테일 다듬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된 것은 로딕 서브의 발전형이 조코비치 계열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결국에는 같은 원리의 스윙이었다. 페더러의 서브가 원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어 폭발력을 만들어내는 원리라면, 조코비치 계열이 서브는 직선의 움직임을 방향을 바꾸어 파워를 내는 원리였다. 같은 선상을 왕복하는 움직임으로 힘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정확성도 높일 수 있는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둘 중의 어떤서브를 취해야하는지에 대해, 아까의 연습현장에서 순간 고민을 했다. 그리고는 두 개의 공을 쥐고, 한번은 조코 계열의 서브를, 한번은 페더러 계열의 서브를 번갈아 반복했다. 확실히 효율면에서 조코비치의 서브가 훨씬 어깨에 무리가 안갔고, 정확성, 일관성 또한 뛰어났다. 그렇다면 페더러 계열의 원 움직임은 사용할 일이 없을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선출 후배의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따금 짧은 스매싱을 네트에 꽂는 상황을 종종 목도했다. 그때는 두발이 서로 모아진채, 두 발 모두가 거의 정면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어딘가 스매싱 자세의 정석과는 거리가 있는 포즈가 연출될 때면 어김없이 스매시 에러가 나오는것이 었다. 스매시 찬스에서 조코비치 계열의 직선운동은 서브때처럼 준비동작을 사전에 취할 수가 없기때문에 오히려 비효율 적인것이다. 스매싱 동작에선 오히려 페더러 계열의 원 움직임으로 스매싱을 마무리 해주는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두 가지 동작을 다 연습했던 나는 서브시에는 조코비치의 선운동을, 스매싱 시에는 페더러의 원운동을 기본 베이스로 경기에 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손목의 고정이다. 디테일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손목이 제쳐져있는 경우, 손목의 가동범위가 더 넓어져 제대로된 임팩트만 이루어지면, 선목을 고정했을 때 보다 훨씬 강력한 파워를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손목의 자유도가 커지면 커질 수록 정확성 타이밍은 훨씬 난이도가 올라갔다. 스매싱과 같은 기술은 아주 강력한 파워보다, 정확성, 일관성을 높이는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준비단계에서 부터 고정되어있던 손목이 트로피 자세에서도 고정 상태를 유지한다. 짧은 공의 투스탭으로 들어가면서 처리를 하고, 긴 공은 크로스 스텝으로 후방 이동을 실시하면서 트로피를 유지한다. 그리고 임팩트 직전, 뒷쪽 무릎을 굽힌채 라켓 로테이션, 이때 손목 고정이다. (손목 거하) 어깨가 제대로 풀려만 있다면 이 동작으로 인해 스매싱 정확도가 상당히 올라가는 것을 확인하였다.
4/19일 강력한 서브를 가진 후배와 충북 음성으로 전국신인부 대회에 참전한다. 180개 팀 중에 우리는 몇 위를 차지할 것인가, 내 예상으론 내 서브만 제대로 버텨주면, 충분히 입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요 몇일 계속 어깨를 혹사했더니, 글을 쓰는 지금 어깨가 얼얼하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뒤, 내가 가다듬은 디테일 들이 경기상황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지 어서 확인해보고 싶다. 내일은 비가 온다하고, 모레는 자동차 정비로 하루를 다 허비할 것 같다. 그럼, 수요일 단식치는 날이다. 단식 데이를 학수고대해본다.
이제 정말 얼마남지 않았다.
*그리고 백핸드 발리면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금더 뚜꺼운게 맞는것 같다. 그건 탁구를 통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립 체인지만 신속하게 할 수 있다면, 무조건 백발리도 두껍게 들어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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