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세인 tennis

2부: 무엇이 오늘의 입상을 가능케 했는가

인세인피지 2025. 11. 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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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박스는 아주 수월했다. 두 팀다 특별한 강점이 없었다. 예선 1경기와 2경기 모두 6:1, 6:1로 낙승했다. 1경기 상대는 구력이 얼마되지 않아보였고, 2경기 상대도 좋은 볼을 구사는 했지만, 큰 위협은 되지않았다.

2025년 11월, 여전히 내 테니스는 전국대회 신인부 32, 16, 8강에 머물러 있었다. 압도적으로 입상을 자주하는 선수들을 보면, 결코 32~8강 정도에서 짐을 싸지 않는다는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입상을 하는, 입상을 해본 사람들은 분명 뭐가 달라도 달랐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올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것 같다. 파트너에게 대회를 나가달라는 연락이 왔다. 평소 아끼는 동생이기도 하고, 2개의 클럽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동생이었다. 문제는 2년전쯤 같이 대회를 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평상시에 치던, 평상시에 내가 알던 동생의 스타일이 아닌, 동생의 경기운영은 로브와 변칙 카운터 일변도, 이런 파트너의 경기운영 방식에 내 스스로가 말려들어,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당시에 내가 잘 하는 포칭기회가 거의 안왔고 그러다보니 경기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졌던 기억이 남아있어, 친한동생의 요구에도 출전이 사실 망설여졌었다. 심지어 이런 문제로 아내와 상의까지 하기에 이르러, 결국은 그래도 한번 나가보자 로 결정된것.

그렇게 대회까지는 3주일, 틈틈히 집앞 공공 테니스장에서 파트너 동생과 호흡을 맞추고, 저녁이면 볼카트를 끌고나와 서브 연습을 했다. 문제는 대회 전날에 터졌다. 동생은 클럽 회원들께 당장 내일 대회에 나가야하니, 연습경기가 필요하단 공개적 요청을 드렸고, 결국 대회전날 우리는 파트너십 점검을 위해 총 3경기를 실시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 연습경기 제1경기에서 재작년의 악몽이 다시 떠오른것. 최근에 웨스턴 계열의 포핸드를 장착한 파트너의 스트록 능력을 알기에 나는 파트너에게 파워풀한 샷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동생은 그때마다 발리 로브를 들었고, 우리의 파트너십은 크나큰 위기에 봉착했다.1경기후 나는 파트너에게 진지하게 현 전술을 사용하는 이유, 왜 파트너도 수긍하지 못하는 전략을 구사하는지 물었다. 결국 동생의 의견을 수용하면서도 내가 파트너를 어떻게 받쳐줄까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채 우리는 2경기에 돌입. 근데 2경기에서 더 큰 난관에 봉착. 찬스볼 마무리에 대한 파트너와 내 생각에 큰 차이가 있었던것. 파트너는 찬스볼은 에러가 나든 포인트를 내든 과감히 처리하는 성향이었고, 나는 찬스볼이어도 에러를 내는 것보단 적절하게 구위를 조절하는게 중요하다 여기는 편이어서, 연결구가 되어버리고 나면 어김없이 파트너의 불만 섞인 리액션이 동반되는 지점이었다. 나는 이런 파트너십에 상당히 예민한 편이다. 평소 성격도 그렇거니와 내 테크니과 전술 선택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평가받는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내 파트너가 그런 리액션을 취한다? 경기의 승리를 떠나, 나는 경기를 즐기기를 포기한다.

역시나 허심탄회 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그리고 동생은 수용해주었다. 설령 찬스볼이 연결구가 되더라도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해주기, 그리고 본인 자신도 연결구에 대한 준비를 더욱 단단히 해주기

3경기는 압도적이었다. 나는 동생의 발리 로브 전략을 이해했고, 이제는 그의 발리로브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었기에 더 이상 네트대쉬를 하지 않았다. 어짜피 후위에 있는 내게 공이 오면 스트록 대결로 일정의 우위를 점할 수 있을것이란 자신이 있었고, 동생의 발리로브 이후에는 대부분 찬스볼이 오기 마련, 동생은 과감한 스매시로 포인트를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강점과 특성을 이해해주는 파트너십을 공고히 다졌다. 대회 하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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