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school days

무상무상 무상함의 포화, 포퓰리즘에 관하여

인세인피지 2016. 12. 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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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주어라, 기성세대는 그 혜택받지 못하고 지금의 찬란함을 만들었다면, 그대들이여 무상함의 포화속에 이 많고 넘치는 혜택을 받은 그대들은 그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 낸 후에야 무상함을 논할 수 있겠는가 - 냉소적인게 아니외다. 그대들의 훗날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시작이 달랐으니 결과는 분명 더 위대하리라고


이게 왠 개떡 같은 소리냐 하면, 그간 무상복지의 포화속에 밑도끝도 없이 퍼대는 이 잘사는 나라의 복지정책에 관해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생각을 정리 할 수 있게 됐다. 오호 통재라

사건의 시작은 굉장히 일상적인 일들의 반복에서 시작되었다. 나이를 먹다보니 요즘들어 핀잔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 굳이 상기하자면 와이파이의 구박정도? 뭐, 그건 애교지

워낙 시골마을의 학교이기에 운동장 여기저기에 못쓰게 생긴 정체모를 공들이 종류별로 돌아다닌다. 물론 나는 직업적 특색을 발휘하여 병적인 집착정도로 그 공들을 회수하려 애쓰지 않는다. 나는 이 모든게 자연스러워보였고, 딱히 문제 삼을 생각조차 없었으니말이다. 나의 교보재 창고에는 당장에도 꺼내 쓸 수 있는 온갖 종류의 최고급 시합용 공들이 사용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으니 그것은 흡사  모든것을 가진이가 티끌같이 작은것에 베푸는 알량한 자비였달까

근데 그걸 지적받은것이다. 왜 학생들이 온갖 폐급 공들을 목적에 맞지않게 무질서하게 사용하는데 그것을 방치하느냐고, 교육시켜서 목적에 맞게끔사용해야한다고 - 간만에 접한 핀잔에 순간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정렬된 항변거리들을 꾸욱꾸욱 눌러담으며 이 사태에 대해 다시한번 되짚어보리라 다짐한다.

이튿날 학생들이 싸질러놓은 다삭은 배구공 1개, 내가 사주지도 않은 어디서 났는지 조차 가늠할 수 없는 닷지볼(피구, 츄크볼 등에 쓰이는 스폰지볼)이 운동장도 아닌 주차장 구석에 쳐박혀있는것을 보니 보기싫긴 싫다. 내가 틀렸다. 용도에 맞게 꺼내 쓰게하는게 맞다. 학생들이 어디서 보도못한 거지같은 공을 가지고 놀고 있으면 그것을 회수해서 폐기하고 용도에 맞는 쓸만한 공을 꺼내주는게 맞다. 그래서 고민했다. 어떻게할까. 매번 애들이 공놀이하고 싶다고 할 때마다 꺼내주기는 귀찮고, 그래서 생각했다. 일과중엔 체육관을 항상개방해 놓는데, 간혹 나의 허락없이 교보재실에서 공을 꺼내가는 경우가 드문드문 있었던 일들, 차라리 아이들이 필요한 공을 체육관앞에 꺼내놓고 최소한의 양심을 믿어보자. 여기는 옥계니깐, 여기는 컨츄리 퓨어 오케이 미들 스쿨이니까.    


퍼주어라, 기성세대는 그 혜택받지 못하고 지금의 찬란함을 만들었다면, 그대들이여 무상함의 포화속에 이 많고 넘치는 혜택을 받은 그대들은 그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만들어 낸 후에야 무상함을 논할 수 있겠는가 - 냉소적인게 아니외다. 그대들의 훗날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시작이 달랐으니 결과는 분명 더 위대하리라고

불과 몇일 사이에 생각해던 내용이 우연찮은 경험으로 한번의 인내와 또한번의 용기와 다시한번의 한걸음으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도다. 잘 운영될지는 미지수 이자만, 그런들 어떠냐 - 이 세대는 풍요로운 세대다. 출발이 달랐으니 결과도 다를터 열심히 성장하여 사회를 이끌어갈 력군이 되어라.

너희들이 훗날 진출할 사회는 더이상 너희에게 무상으로  퍼주지 못할것이다. 그건 현실이다. 왜 지금 너희들이 이 풍요를 누려야하는지 그 해답을 찾은것이다. 나는 더이상 무상복지에 그다지 냉소적이지 않다. 


혹자는 왜  밑빠진 독에 그렇게 물을 붓고 있느냐 비웃을 수 있겠으나 어제와 다른 현명한 나는 이 궁금의 퍼즐을 맞추었기에, 그져 웃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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