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모종의 썰

'교대 미발령 사태'와 중등 임용절벽 사태를 접하며 : 교사교육이 갈 길

인세인피지 2017. 8. 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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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나 뵌 여러 점잖으신 지인 어른분들이 교대(교육대학교) 미발령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저마다 다양한 시각으로 말씀하시는걸 들을 수 있었다.

교대 문제야, 사실 같은 교사지만 엄연히 중등과는 그 진입 생태계가 다르다 보니 그닥 감정이입이 되고 있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회적 이슈로 까지 대두되니, 한번쯤은 사태를 짐작해보고 갈 필요는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무려 네이벙 사회면 헤드라인 두번째 줄을 자리잡고 있다;;


최대 40도에 이르는 사상최대 8월 평균기온을 보이는 요즘 네이벙 사회면에서 폭염 다음으로 이슈라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긴한가보다.



근데, 이번 논점이 뭐냐 : 교육계에 종사하는 나도 기사만 봐서는 논쟁점을 잘 모르겠다는거다


1. 교대 입학정원에 비해 실제 발령받아 임용되는 숫자가 앞으로 점점 적어질거란 우려에 교대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 근데 더 문제는 여론이 안좋다는 거다. 서울교대 출신들만의 시위라고, 현기차 귀조노조 파업(아, 스팅어 사고싶다아아아아) 사태랑 별 반 다를게 없다는 싸늘한 반응


1-1. 더욱 문제인 즉슨, 현재 작년, 재작년에 선발해 놓은(합격을 시켜놓은) 예비 초등 선생님들이 전국적으로 3천명이나 미발령 상태라는것이다.

: 근데 이중에 절반이 서울과 경기도권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서울, 경기에서 그동안 왤케 많이 뽑았니, 서울경기서 그동안 일케 많이 뽑아댔으니, 지방 교대 출신들도 너나없이 서우르드리무를 꿈꾸고 올라오던거 아닌가


1-2. 이에 교대생들은 왜 미리 교원수급 하나 예측못해서 앞날이 창창한 예비 초등샘들 앞길을 망쳐놓았냐는 것이다.

1-3. 그래서 그들의 요구 조건이 뭐지??? 그걸 모르겠다.


자 이제, 내 생각을 적어보자. 그냥 쭈욱~ 써내려가보자

1. 초등 교사 임용과 중등교사 임용의 평균 경쟁율이 차이를 일반인들이 알고 있을까?

- 초등은 그동안 최대 3:1의 경쟁률이 넘은 적 없었고, 중등은 평균 20:1 정도의 경쟁율이 항시 유지되고 있었음.

1-1. 예비중등 교사들이 시위를 벌이는 교대생들에게 동조해주지 않는 이유를 알겠나? 경쟁율의 현격한 차이가 있어왔다는 것이다.

2. 교대생과 사대생의 차이를 아는가?

- 교대는 초등교육대학교를 일컫고, 사대는 중고등 사범대학을 이르는 말이다. 상대적으로 사범대학에 비해 초등교육대학의 입학정원이 훨씬적다. 즉, 교대생들은 대학입학이 어려웠으니 임용시험 경쟁률이 낮은것을 당연하다 여기고, 그에반해 사범대학은 입학정원이 많았으니, 후에 중고등학교로 배출되는 확률, 즉 임용시험 경쟁율이 높은 것을 당연시 해왔다. 우리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구조였으니, 이 구조를 개선하고자하는 노력은 그닥없었고, 그냥 아닥하고 임용시험을 임용고시로 만들어 버릴정도로 그냥 열심히 공부만 했던게 그간의 임용생들의 대응패턴이었던것.

3. 위기에 직면했을 때 교대생들은 똘똘 뭉치고, 사대생들은 덜 뭉친다.


- 글쎄 절반은 팩트고 절반을 틀린것 같다. '미.발.추'[각주:1] 라고 들어봤나? 사대생들도 2004년 미발추 사태 때 전국적으로 집결 궐기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결국에는 막아내지 못하고 미발추 분들 현장에 발령을 받으셨댓다. 뭐 이제야 그런 구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 

당시 미발추 관련 기사



- 그럼 절반은 왜 틀린 말이냐고, 교대생들에게 그동안 그마만큼 위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같은 지역교대 출신들이 동일지역으로 발령받아 평생을 같은 시도에서 근무한다. 이 교직이 상대적으로 좁아 소문도 금방돌고, 또 사람의 첫인상을 평가하는데는 당연히 같이 근무했던 직전 근무지에서 평판을 들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니 애초에 교대출신들에게는 사대출신들에게 없는 단일 현안에 대해서는 보다 신속한 의견개진과 조율이 가능한 구조적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사대는 워낙 전국에 널려있고, 각 교과마다의 특성이 있다보니 일반적인 교대의 그것보다 덜 하다는 얘기)



4. 교사임용 절벽에 관하여 : 주지/비주지 교과는 옛말, 수업교과와 비수업교과 논쟁


자, 요건 아주 중요한 표가 되겠지, 올해 중등임용시험 T.O를 과목별로 지역별로 정리한 거임


교사 임용 경쟁율이야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래서 뭐 이러쿵 저러쿵 하고 싶지 않다. 나도 그랬지만 노량진에서 최소 2~3년씩 합격발령만을 위해 도서벽지(aka 섬,산간오지)라도 감지덕지 생각하며 to발표만을 기다리면 노심초사 공부하던게 생각난다. 평균경쟁율 20대 1쯤이야 가볍게 웃어넘길 수준이고, 내가 임용시험을 준비할 당시에는 소위 주지교과(국영수사과)와 비주지교과(예체능,도덕,한문,기술/가정 등)의 T.O 불균형이 있었지만,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준비생들은 그져 속을 끓이며 제발 많이 뽑아주기만을 기도할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암담하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올해 티오를 보니깐, 주지교과, 비주지교과 논쟁을 할것이 아니라, 소위 비수업 교과(라 편의 상 써놨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 교과도 법정 수업시수가 있긴하다)와 수업교과 간의 불균형이 상당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워낙 그동안 비수업교과(계속 이렇게 써서 좀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편의 상)가 너어어어어어무 안뽑아서 상대적으로 많아보이는 느낌이 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공무원 수를 늘린다는 공약에 일말의 희망을 품었던 임용 준비생(그중에 그간 주지교과로 손꼽혔던)들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상황일 것이다.

- 새 정부의 방침이 비수업교과 교사의 현장충원으로 학생복지 증진을 도모한다는 기본 기조가 이번 티오 발표의 기저에 내포되어 있는것으로도 생각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것은 이렇게 정권바꼈다고 근시안적으로 뽑고 줄이고 반복하지 말고 장기적인 교원수급계획을 통해 너무나 많은 미래의 인재/인력이 공무원시험으로 젊은 시절을 낭비(라는 표현이 좀 거슬리지만, 맥락상 이해바랍니다) 되게 하는 지금의 상황은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5.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 교대 같은 경우에는 대학 입학정원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시기인 것 같다. 출산율은 당장에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 않나, 또 당장에 청운의 희망으로 예비초등교사를 꿈꾸던 재학생과 미발령 인원에 대한 조속한 해법이 필요하다. 합격 후 2년이 지나면 그 자격이 상실된다는 현행 교육공무원법을 한시적으로 연장하자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앞서언급한 미발추와 중초교사 사건 처럼 조변석개 식으로 개정할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내가 장시간 포스팅에 힘을 쓰고 있지 않나. 바로 이런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고사리 손길인가,,,


- 사범대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입학정원 뿐 만아니라 중등교원자격증 발급에 대해 신중히 재검토 해봐야할 시점이다. 사실 기존의 사범대 재학생들중 교직을 꿈꾸는 비율은 전국적으로 볼 때 절반 정도로 볼 수 있다. 교대출신들이 거의 대부분 발령을 꿈꾸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4년 재학후 각 사범대학의 기준(졸업시험, 졸업학점, 졸업논문 등의 나름의 기준)전원 교원자격증을 발급한다. 학년마다 일종의 필터링을 통해 결국 일정한 자격을 취득한 재학생들에게만 자격을 허용하면 어떨까? 이따가도 언급하겠지만, 교원수급을 당장 직전연도 12월부터 시작해서 이듬해 2월에 모든 자격 연수 까지 마치는 근시안적인 제도가 아니라, 아예 국가에서 교사교육의 큰 그림을 가지고 대학교, 즉 고등교육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모든 사범대 졸업생들에게 자격을 남발(이 표현도 좀 과격하지만, 맥락 상)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전과, 편입, 복수정공 등등을 모조리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식의 과정적 평등을 제한하는 것 보다는 과정적 평등은 보장하고 결과적 평등은 어쩔 수 없이 경쟁에 맡기는게 좋겠다는 생각의 전환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것은 꾸준히 균일하고 보편타당한 교원 수급 계획이 기저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

6. 지금까지는 있었던 얘기 였다면 이제부터는 조금 다른얘기

이번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우리나라 학제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보자고 화두를 던졌었다. 어떻게 학제를 개편할 것인지를 살펴보니 현행 학제인 6-3-3 에서 5-5-2로 포메이션(ㅋ)을 바꾸자는 내용이었다. 사실 기대하기는 어떻게 하면 지금과 같은 대입의 대입을 위한 대입에 의한 학연지연, 학벌사회구조의 악습을 타파할 것인가에 기대를 걸었었는데 이건 뭐 축구포메이션 4-4-2에서 4-3-3으로 바꾸자는 얘기랑 별반 차이가 없으니 나를 포함한 많은 수의 유권자가 제법 실망했던 부분이다. 학제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정말 많지만 핵심은 '모든 국민이 대학을 굳이 나와야하느냐'의 논제에서 부터 시작해 꼭 '대졸'이 아니어도 유리천장이 없는 세상, '노동에 대한 보상이 꽤나 적절하게 이루어지는 세상' 만들기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교육계로부터 시작되어 이루어 지면 좋겠다. 제발 정치계에서 설래발 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난정권 국정교과서 간행=만행처럼 교육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는 쉽지만 결국 그 정치행위가 교육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더 이상 재확인하고 싶지 않다. 이 문제는 나중에 또 생각해 보는걸로 하고 

오늘은 교사교육과 관련한 내용이 본류이다 보니 '교사교육'과 관련한 내 견해를 조금 더 풀어보고자 한다. 기본 베이스는 일전에 신문기고에서 봤는지,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봤는지 그 출처를 기억하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어 기억을 더듬어 좀 덜고 보태서 적어본다.

현행 유초중등 교육법에 의한 교사교육은 유아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 이렇게 삼단으로 나뉘어 진다. 당연히 학제개편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교사교육 이슈는 결코 쉽게 건드리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현행 학제가 1951년부터 지금까지 약 61년간 유지되어온것 처럼, 당연히 교사교육도 큰 틀의 변화없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기존에 3단으로 나뉘어져있던 유치원, 초등, 중등의 급간을 유치원,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 중학, 고등으로 세분화 해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그치는게 아니라 유아교육과 초등저학년 교사교육, 즉 교원자격증을 혼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면 어떨까? 초등고학년과 중학교원자격증을 혼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각 교사교육기관에서 복수전공과 부전공이라는 개념을 기존의 횡적 적용에서 아래위 가까운 급간끼리의 종적적용을 시도해 보자는게 그 골자다. 그동안은 기존의 성역을 서로 건드리지 않았다. 교육의 대상이 신체, 정신, 정서적으로 다르고 그에따라 교육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로 손대지 않았던 그 성역을 한번 거드려 보자는 거다. 그러면 뭐가 좋아지고 뭐가해결될까? 아마 지금보다는 교원수급에, 현장에의 교원 공급에 보다 유연성이 생길꺼다. 이런게 교육개혁이고 학제개편 아닐까, 만약 안철수 후보의 공약처럼 5-5-2 학제 개편이 이루어 졌다면 교사교육도 변했을까? 내 생각에는 이렇게 깊은 논의는 없이 모양새만 바꾸고 가르치는 컨텐츠만 일부 4차 산업혁명 대비하자는 주장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이 과연 정부주도로 코딩교육을 해서 스티브 잡스가 나왔을까, 앨론 머스크가 나왔을까, 빌 게이츠가 나왔을까? 우리나라가 체육수업시간에 마라톤을 열심히 가르쳐 황영조, 이봉주가 나왔을까? (오늘 마라톤 관련 기사를 봤기도하고 전공이 체육인지라 참, 극단적인 비유이지만)


근데 참, 교육개혁 논의는 한번 불이 붙었으면 좋겠다. 이거참 우리민족 반만년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될텐데~

핀란드도 교육개혁해서 지금처럼 이렇게 그렇게 저렇게 됐다던데





17.08.11일자 강원일보를 봤는데 내참 기가막히고 코가막혀서, 미달이란다. 심지어 경기도/서울에서 이미 합격하여 발령대기하고 있던 교사들중 강원도로 원정 기간제 하다가, 이제 발령나기에 돌아가는 교사의 수도 상당하단다. 급할 땐 원정와서 기간제 하고, 정작 평생직장은 서울에서 해야하는건가?

암튼, 강원도는 3년째 미달이란다. 이거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되어 보인다.


  • 초교 기간제 교사 확보 대란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7081300093


  • 도내 기간제 교사 수도권 이탈 악순환 반복

http://www.kwnews.co.kr/nview.asp?s=501&aid=217081300030


네이벙 블로그는 주소 입력하면 썸네일까지 포함되서 미리보기되는데,,, 우리 티스토리 유저중에서 분명 그런 능력자 있을꺼야/ 곧 플러그인 나올꺼야


  1. 예전에는 국립 사대출신 대학생들은 대학졸업과 함께 자동으로 발령을 내주고, 사립대학 사범대 출신들은 경쟁시험을 통해 발령을 받을 수 있던 시대가 있었다. 헌재에서 이게 상당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국공립이든 사립이든 모두 똑같이 경쟁해야한다는 판결로 인해, 당시 국립대학을 다니고 있던 대학생들 상당수가 자동 발령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발령을 받지 않고 사회로 진출했다가 훗날 다시 발령 내달라고 추진위원회를 만들게 미.발.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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