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저널/모종의 썰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휴게소에 가야만 하는 이상한 나라

인세인피지 2017. 9. 2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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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희안한 나라가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고속도로 위에 휴게소, 그것도 휴게소 안에 있는 편의점이 아닌, 휴게소 한켠을 버젓이 점유하고 있는 좌판에서 자동차를 구매해야하는 이상한 나라가 있다. 물론 휴게소 내의 편의점에서도 자동차를 판매하기는 하지만 좌판의 파격적인 프로모션에 비할바가 아니라는 것은 국민 누구나 알고 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자동차를 구매하려면 휴게소 내 좌판을 전전해야하는 것이다. 더욱이 놀라운것은 엄밀히 말하면 이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구입하는게 아니라,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2년치 고속도로 통행료를 결정하면서 필요하지도 않은 유상옵션들을 또 울며 겨자먹기로 포함시키는데 이 나라 사람들의 겨자 사랑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

예컨데 이 이상한 나라에서는 굴지의 자동차 생산기업 현다이의 지칠십을 구입하고자 한다면 고속도로의 휴게소에 필히 방문해야한다. 비교하나마나 휴게소 안의 편의점 보다 좌판이 훨씬 저렴하고 혜택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에 사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이런저런 용어와 현란한 계산기 소리, 사실 돈 한푼없이도 최고급 자동차 현다이의 지칠십을 구입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이 나라 사람들은 90년대 이후로 벌써 25년간 자동차를 휴게소에서 구입하고 있다니 참으로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자동차를 구입하려면 자동차 생산회사에서 개점한 판매점에 가서 구입하는게 당연한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이 나라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하는게 아니라, 2년치 혹은 3년치 통행료를 약정하며 원치도 않는 유상옵션들(필요도 없지만 아무리 달려도 통행료가 언제나 똑같은 고가의 무제한 요금제)을 또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알고봤더니 이 나라는 고속도로를 국가에서 건설했으면서도 그 운영권을 대통령의 사돈이 운영하는 사기업에 헐값에 넘겨주었고, 시장을 독식한다는 다른 기업들의 아우성에 그래도그나마 말 잘듣는 혹은 말을 잘들을 예정인 제2, 제3의 기업들에게 그 운영권을 사이좋게 나눠갖게 한것이다.

어느순간 시장은 국가의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하게되었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그리 비싸도 되지않을 것 같은데 어느덧 가계에 부담이 되는 수준에 이르렀고 운영 기업들은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국민성에 편승하여 지방도와 국도를 모두 고속도로화하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국민들에게 도로의 변화가 미칠 부정적인 영향은 가급적 짧게설명하고 앞으로 다가올 장밋빛 미래만을 강조했던것 같다. 한 때는 고속도로가 필요없던 사람들도 무슨이유에서인지 바뀐 정책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통행료를 지불하면서 속앓이를 하고, 4인기준 한달 고속도로 통행료는 20만원을 훌쩍 넘기게 될 정도가 되어버렸다.

통행료의 고공행진에 국민들의 가게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제발 고속도로 통행료를 낮추어 달라는 애원을 정부에 해보았지만 이미 시장의 지배력을 상실한 정부의 말은 기업의 입장에선 정부가 기업이 하는 일을 방해한다며 오히려 정부를 상대로 법대로 하겠다는 으름장을 놓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일부 깨어있는 시민들이 문제의 본질을 깨닫고 이제는 자동차를 사기위해 2년치 통행료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자동차는 자동차 생산업체의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게해달라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좌판연합은 시장의 유통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더욱더 큰 손혜와 고통을 감수해야할 것이라는 비관을 하고 있다. 이게 말이냐 방구냐.

굴지의 자동차 생산기업 현다이에게 내수판매는 사실 큰 걱정이 아니다. 어떤이유에서인지 이 나라 사람들은 약간 부족해도, 약간 불안해도, 약간 원가 절감해도 꿋꿋이 자국 기업의 차량을 구매해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유통망을 운영하지 않아도 고속도로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는 좌판에서 끊임없는 경쟁적 프로모션을 통해 꾸준한 판매량을 올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차량의 내구성은 10년 20년이상 무탈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2년만에 문제가 발생하게끔하는 악성코드를 심어 적어도 2~3년에 한번씩은 차량을 바꿔타야만 하는 구조속에서 안정적 기업운영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의외로 현다이의 흥망성쇄는 해외시장에 달려있다. 지금껏 현다이가 어려움없이 꾸준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적인고 애국적인 내수시장과 이 나라만의 희귀한 판로로 분석할 수 있지만, 그래도 잘한것은 내수에만 만족한 것이 아니라 후발주자였지만 과감히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도전정신이다. 내수시장에서 충분한 실험과 검증을 실시하고 오히려 해외 시장에선 가격을 낮춘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다. 충분한 검증을 마친 싸고 혁신적인 자동차, 바로 이게 현다이 만의 강점이랄까


막 쓰다보니 이게 자동차 시장 얘긴지 휴대폰 시장 얘긴지 쓰는 나도 헷갈리네 - 암튼 그렇다고 2017. 09. 28. 인세인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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