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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오늘 도대체 누굴이긴거야!! - 객관적이면서 주관적인 경기 리뷰

인세인피지 2018. 1. 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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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과 당당함으로 가득찬 요즘 한국 젊은이의 바른 예


정현의 싸인세레모니에 대해 어느 네티즌이 작성한 댓글 내용이다.

아오 진짜 오늘 기분 쵝오네 ㅋㅋㅋㅋㅋ




개경사, 핵경사 정현 defeat!! 노박 조코비치


인크래더블!! 인크래더블 개핵잼 매치!!


아마도 엄청난 관련기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꾸준히 조코비치와 정현을 따로 또 같이 추적해온 나이기에 한국의 21살 테니스 선수 정현이 나의 테니스 롤모델 노박 조코비치를 깨부셨다는게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아,, 찬찬히 경기를 리뷰해 본다. 

사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 이 사진 한장이 모든것을 말해주는데!!


경기직후 네이버 실시간 검색순위 창이 무려이지경, 건국이래 테니스 관련 용어와 인물이 1위부터7위까지 도배한것은 아마 첨일껄



설마설마했는데, 진짜 이겨버렸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오늘 학원 마치고 곧장 테니스장으로 향했더랬다. 오늘 저녁부터 눈이 온다는 소식과 내일부터는 강추위가 시작된다는 소식에 말이다. 아직 경기 시작전이기에 가볍게 2경기로 몸을 푼다. 요즘들어 부쩍 말을 잘듣는 포핸드는 아주 효자다 효자. 테니스가 점점 재밋어진단 말이다.


각설하고 아래 정보는 2018 호주오픈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들을 발빠르게 캡쳐한것, 아마도 많은 이들이 단일 테니스 대회 사이트가 이렇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테니, 약간의 홍보도 할겸. 스크래앱!!


우리의 기아자동차가 뙇하니 있어서 다소 어리둥절하겠지만 기아자동차는 벌써 수년째 호주오픈의 메인스폰서임. 요번 메인차량은 단연 스팅어!!


합성아님 ㅋㅋ




경기를 자세히 검색해 보면, 셑트별 상황이 각종 수치로 적나라하게 나와있음. 대단한 빅데이터 기법임.

앗, 그리고 또 하나 저 대만선수!!! 이 선수 이번대회에서 엄청난 임팩트


쎄쑤웨이라고 읽는구나,,, 이 선수가 복식으로는 꽤나 이름 날린 선수인데 단식에서 이렇게 두각을 나타낸건 아마 첨인듯, 동양계 선수라서 이 선수의 경기를 2R (vs 무구르자)잠시나마 구경했었는데, 헉 스트록을 포핸드 백핸드 다 양손으로 친다. 그리고 스트록 자체나 서브가 강하지 않은데 뭔가모르게 상대를 늪으로 빠지게 하는 마력의 테니스를 구사하더라는,, 윔블던 챔피언 무구르자를 2R에 잡더니, 심지어 3R에서는 여자 인간계 최강 라드반스카를 잠식시켰다. 오늘은 종전 세계 랭킹 1위 독일의 커버와의 경기를 치뤘는데 캐스터가 말하길 샤라포바 왈 "내가 주니어 때 저 선수랑 경기를 많이 해봐서 아는데, 어디서 테니스를 저렇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말그대로 좀비 테니스와 같다."라고 하며 혀를 내둘렀다고,,, 진짜,,, 보면 볼 수록 볼매 스타일의 경기운영 방식이다. 독일의 커버도 거의 늪의 구렁텅이에 빠질뻔했으나,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역전승 했더라는, 같은 동양인으로서 진정, 까비,,,


암튼 그건 그렇고 오늘 정현과 노박의 경기 스탯을 살펴보자



자 1셑트다.


1셑트는 단연 노박의 더블폴트 7개 4:0까지 정현이 리드하는걸 보고, 세계의 도박사들은 다같이 외쳤을 꺼다. 오,마이,갓

이후 정현의 서브도 덩달아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타이브래이크에 가서 신승을 거둠. 2세트부터는 정현의 서브가 다시 제정신을 차렸는데, 예전부터 정현선수를 관찰해온 경험을 토대로 볼 때, 1셑트때 정현의 서브는 토스가 너무 낮았는데 이게 토스를 올리는 왼손이 자신있게 공을 못 올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테니스 경기하다보면 이런느낌 있을꺼다. 이건 1셑트 였기 때문에 그런거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호인들은 이거 왜이러지,,, 하다가 경기가 끝나버린다. ㅋㅋ 1셑트 경기밖에 안하니깐,,


암튼 천만다행인것은 2셑트 부터는 요즘의 정현처럼(평소의 정현이라고 쓸라다가, 정현 선수의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서, 6개월전과 1개월 전과, 엊그제와, 오늘이 달라서 ㅋㅋㅋㅋ) 안정적인 서브 컨시스턴스를 보여주었다.


자 2세트 스탯 보시겠다.

2셑트 스탯은 세컨서브 승률이 정현이 월등히 앞선것과 브레이크 기회가 왔을때 잘 잡았다는것 외에는 짚고 넘어갈 것이 없다. 아마 2셑트에도 조코비치가 언포스 에러를 많이 했다는 반증일것이다. 사실, 조코비치가 2셑트 시작 전 메디컬 타임을 사용하는것을 보고, 아마 미샤 즈베레프 전 때 처럼, 중도기권을 할 수 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몸이 성치 않아보임에도 결코 기권은 안하더라는 끙;;




종지부를 찍은 마지막 3세트 보시겠다.

3셑트 스탯중 단연 돋보이는 수치는 위너 갯수다. 노박이 11개, 정현이 20개를 기록했고, 첫서브 성공률이 71%를 보였다. 셑트를 거듭할 수록 아주 근소하지만 첫서브 성공률이 올라갔다. 별거 아닌 수치차이 같지만, 60%대 첫서브 성공율과 70%대 성공률은 리턴하는 선수 입장에선 분명 다르게 느낄 만한 수치이다.



자 그럼, 토탈 스탯으로 보시겠다. 누가누가 잘했나, 당연히 3:0으로 이긴 정현 선수가 잘했겠지

경기를 통틀어 조코비치의 에이스가 2개 밖에 안나왔다는것은 조코비치의 서비스의 위력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 평소 190중후반의 첫서브를 안정적으로 선보이며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비교적 쉬입게 가져가는 조코비치 이기에 오늘의 그의 서브는 다소 밋밋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다시말하면 조코비치가 차포띠고 경기했다고 볼 수 밖에, 그러나 선수의 부상또한 프로선수로서 잘 다스려야하는 부분, 결코 누구를 탓할 수 만 없다는 것. 특히 조코비치의 불편한 기색에도 큰 흔들림없이 경기에 임한 정현 선수의 돌부처 마인드도 정말 높게살만하다는것. 멘탈과 마인드 컨트롤 만큼은 이미 탑10에 들어와 있다봐도 되겠다.(인터뷰는 또 어쩜 그리잘하는지, 오죽하면 애늙은이 소리를 듣겠어)

지금보니, 위너갯수도 상당수 차이가 난다. 경기가 진행될 수록 조코비치의 위너갯수가 증가했기때문에 토탈 갯수는 비슷했을꺼라 생각했지만, 경기 전반에 걸쳐 포핸드 백핸드 가리지 않고 두텁게 쏘아댔던 정현의 위너가 무려 11개나 더 많았다.



이하, 기술별 스탯은 별도의 코멘트를 달지 않겠다. 춥고배고픔.

백핸드 관련 기술은 데이터 를 찾을 수가 없어서 올리지 않았지만, 본 포스팅을 통해 나름의 경기분석이 됐기를 기대하며, 코찡끗



이제보니 언포스드 에러 갯수도 캡쳐를 해놨었네, 조코비치가 이렇게 많은 언포스드 에러를 범한 경기가 있었나 싶을정도로 많은 에러를 범했다. 그랬으니 졌다.



세계에서 제일 인기많은 스포츠 테니스, 한국에서 그닥 인기없는 스포츠 테니스 라는 명제가 깨질 조짐을 보인다. 왜그러냐, 일단 프로스포츠는 돈이다. 현재 까지 조코비치는 투어성적(상금)으로만1,200억 가량 벌어들였다. 거기에 스폰서십, 광고 등등을 보탠다면 그의 수입은 천문학적인 액수일 것이다. 

몇년전부터 국내 프로야구 열풍이 일면서 프로야구선수들의 연봉이 화제가 되곤했다. 그.런,데, 성공적으로 테니스 투어생활을 하는 선수들의 연봉에 비하면 국내 프로야구선수들의 연봉은 비교할 수도 없이 작아지게 된다. 왜그런지 한번 썰을 풀어본다.


*누군가가 친절히 올려놓으신 자료를 인용

https://blog.naver.com/peacentennis/221189126400


일단 정현선수가 8강에 올라가게되면 4억 확보다, 대회 총상금이 400억 가까이 되는것으로 알고 있다. 우승하면 40억이다. 일년에 이런 메이져급 대회(그랜드슬램)가 4차례 있다. 모든 메이져 대회를 한 선수가 독식 우승할 수는 없겠지만 그게 실현된 확률이 굉장히 높은 종목이 테니스라는 종목의 특성, 테니스 종특에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많은 축덕들의 수준에서 이해를 돕자면, 레알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매년 유에파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할 확률보다. 이들이 각 메이져대회에서 우승할 확률이 훨씬 높은게 이 테니스 종목의 종특이다. 거기에 한해 4번치뤄지는 그랜드슬램만 있느냐, 마스터즈라 불리는 랭킹포인트 1000짜리 대회가 10회가량 열리고, 그밑으로 500짜리대회, 250짜리 대회가 수시로 열린다. 체력만 받쳐준다면 그랜드 슬램과 마스터스 1000짜리 대회에 모조리 출전해 거의 모조리 우승해 버리면 한해 우승상금만300억은 될것이다. 그런 선수가 있겠냐고? 있었냐고?? ㅋㅋㅋ 놀라지마시라 오늘 정현이 이긴 노박 조코비치가 한 때 거의 모든 대회를 독식했던 테니스기계라 불리었던 바로 그 선수다. ㅎㄷㄷ

  오죽하면 이런합성사진이 공공연히 돌았겠나. 테니스 머신 ; 노박 조코비치



전성기 노박은 테니스 머신 그 이상이었다. 탱크랑도 싸워볼만한 그의 포핸드(조코비치는 이미 호주오픈 6회 우승으로 이 대회 최다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사실 그게 왜 가능하냐면 테니스는 한해동안 선수들이 쌓아올린 랭킹 포인트로 매 대회마다 시드를 배정받는데, 테니스 중계화면에 보이는 선수 이름 옆 (괄호)가 시드배정번호이다. 메이져대회는 거의 모든 탑랭커들이 참가하기에 시드번호가 거의 현 세계랭킹이라고 보면된다. 보통의 메이져 대회는 128강 부터 진행하는데 각 탑 시드 선수들은 32명으로 구성된 각 세션에 분포하게 된다. 참고로 이런거다.

즉 세계랭킹 1위부터 4위까지는 이변이 없는한 항상 4강에서 만나도록 대진을 배정한다는 얘기


다시말하면 하위랭커들은 항상 상위랭커들과 초반에 만나 죽어난다는 얘기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말은 랭킹만 쭉~~~ 올려놓으면 왠만한 메이져 대회에서도 자기랑 낮은 랭킹의 선수들과 만나고 이기고 해서 결국은 8강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진출한다는 얘기다. 이번에 정현 선수가 4번시드의 즈베레프와 14번 시드의 조코비치를 격파하는 일은 테니스 업계에서 정말정말 아아아아아아주 정말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란 얘기.

거기다가 128강 안에 들어가기가 쉬운줄 아나, 이 128명 안에 들어가기위해서 보통 세계랭킹 100~300위권 선수들이 무수한 하위레벨 경기를 치뤄 가까스로 올라갈 수 있는게 128강인데, 그때 나달이나, 페더러, 조코비치, 머레이를 만난다는 것이다. 도무지 바늘구멍을 통과할래야 쉽게 통과할 수 없는 구조다. 2년전 2016 호주오픈 1R에서 100위권에 머물던 정현이 1R에 당시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를 만나, 3:0으로 완패했던 기억이 있다. 비록 패했지만 엄청나게 값진 경기였다는 것은 왠만한 테니스 동호인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다.

더욱더 놀라운것은 바로 오늘 그것도 단 2년만에 (조코비치의 최근 폼이 조금은 떨어졌다고 해도) 설욕했다는 것은 정말 인크래더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최초, 한국최초, 한국최초라는 수식이 앞으로는 정현을 계속 따라다닐텐데, 정현이 써내려가는 한국테니스의 역사는 이제 그 서막을 알렸을 뿐이다.


당장 낼 모래 있을 8강 경기도 예상외로 상위랭커인 티엠을 누르고, 이름도 테니스인 테니스 선수와 맞붙게 되었다. 현 세계랭킹 90위권의 테니스 선수와 테니스로 테니스 진검 승부를 펼칠 정현의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다.

아마 그다음은 페더러, 또는 나달이 될테지?


정말 테니스 동호인으로서 기대되고 설레이는 요즘이 아닐 수 없다. 감개무량하다. 그리고 정현 선수에게 너무나 고맙다.

4강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보여진다. 비록 먼 이곳 강릉땅에서 정현선수를 응원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이 후회없는 경기, 하나라도 얻어갈 수 있는 경기를 펼치길 기원한다.


(뭔가 깊은 감상에 빠진 테니스 동호인) 인세인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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