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동작에서 라켓드롭은 빼놓을 래야 뺄 수 없는 필수동작이란 사실을 익히 머리로 알고 있었고, 나도 그런 매커니즘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군 생활 할 때 데리고 있던 중대원 하나가 야구선출(투수)이었는데, 이 친구 공던지는 모습을 보면, 팔이 꽤나 드롭된 후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힘 안들이고, 강력한 공을 빡빡 뿌릴 수 있는것은 아마 그 드롭 동작이 발현하는 회전력과 가속도의 상승 작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졌고, 느껴졌고, 이따금 그 친구의 공을 미트로 받아낼 때면 묵직함과 함께 무섭다는 생각도 들정도. (당시 직구가 장기였던 그 친구 증언에 따르면 그 정도 공 빠르기는 120km/h후반의 공일 꺼라 얘기했다. 선수시절에는 140km/h 대의 직구를 뿌려대던 나름 파이어볼러였다고,,)
근데, 연일 내 테니스 승률이 좋지않은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봐도 역시나 서브다. 백핸드 스트로크는 복식에서 사실 그닥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차치하고 라서도, 서브만큼은 반드시 강력크한 것을 장착해야하는 이유가, 그것이 곧 승리로 이어지는 키 이기 때문이다.
어제 미칠듯한 요통을 참으며 단지내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밤10시 무렵인가, 그 시간쯤엔 왠만하면 쉬는 시간을 갖지 않고 11시까지 쭉 공부하다가 책상 깔끔히 정리하고 나오는 루틴인데, 그날 따라 너무 허리가 아파서 서서 좀 책 보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와 스트레칭 겸 테니스동작을 좀 수행했다. 마침, 다음날에 일주일에 한번 돌아오는 테니스 단식 모임이 있는 날이었기 때문,
가지고 있는 도구라곤 500ml 생수통 밖에 없어서 거꾸로 그놈을 잡고 스트록 동작을 수행했다. 이미 그런 방식의 빈스윙 연습을 익히 해왔던 터라, 자연스러웠는데, 아무래도 요즘 내 승률의 발목을 잡는 주요요인이 서브다 보니, 서브동작을 연습하게 되더라는,
근데, 500ml생수병으로 서브동작을 연습하니, 라켓드롭의 느낌이 확실히 전달되는 것 이었다. 그동안엔 시합장에서 2l짜리 음료통으로도 휘둘러 보고, 왠만한 건 다 휘둘러 봤는데 지금까지 이런느낌은 없었다. 이건 스윙인가 혁명인가, 같은 느낌.
한 마디로 지금까지 나는 서브동작을 구현할 때 라켓드롭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나봄 ㅠㅠ
그리고 타임워프를 통해, 그 다음날 시합장으로 가보자.
시합상황이다. 1경기는 나보다 조금 못미치는 상대에게 졌다. 빵빵 죄다 날려먹었다.
2경기는, '이 동네에서 최고 고수는 나야' 란 포스를 풍기는 왼손 실력자, 경기패턴이 얼마나 빠른지, 리시버가 준비됐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워낙 빠른 경기운영(서브)을 하기에 좀 이기적이다란 생각이 들게끔하는 포스가 좔좔, 오늘도 내내 끌려가는 형국, 3:1까지 스코어는 벌어진다. 무기력하게 지고 말껀가 하는 찰나,, '그래 어제 느꼈던 그 500ml 생수병 라켓드롭을 한번 해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만화적으로 느껴지겠지만,,, 맞다 만화적 설정 맞고, 사실은 1경기 말미 타이브렉에 그 드롭을 좀 시험해 보다가 경기를 완존히 말아먹은거임)
라켓드롭을 느끼며 플랫서브를 구사하는데 확실히 힘을 덜 들이면서 굉장히 묵직한 플랫이 맞아들어가기 시작했다. 심지어 내 플랫서브들은 거의 서비스라인 끝에 아슬아슬 걸리며 들어가는 상황, 아마 무릎부상탓에 점프가 낮아 공이 밀리는 현상일터, 당연히 그정도 구위라면 제아무리 이동네 킹왕짱 상대라도 쉽게 리턴하지 못하는 상황, 역시나 퍼스트 서브가 터져주고, 상대리턴이 짤아지니 그 다음은 당연히 위너샷을 노리는 패턴,, 서브게임이 이렇게 쉬웠나란 생각이 들었던 경기였음. 더욱이 새로운 경험은 공이 밀려나갈듯 하면서도 마지막에 서비스 라인에 걸치듯 뚝떨어지는 느낌을 조금씩 느낄 수 있었다. 정확히 그게 뭔진 모르겠는데 왠지 끝까지 공에 힘이 실린, 공 끝이 살았다는 표현이 그런 현상을 두고 말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경기도 타이가서 졌지만, 이어진 3번째 경기에서도 관련한 특이한 경험을 하게됨.
드롭을 의식하면서 서브를 넣었더니 뭔가 팔의 내전이 확실히 되는 느낌? 그런 느낌을 처음 받다 보니, 오른쪽 팔뚝에 경련(쥐)이 일어날 듯한 징후가 느껴졌다. 정말로 안쓰던 근육을 제대로 된 라케드롭동작 구현을 통해 활용 할 수 있게 됐나보다. 경기는 말도 안되게 6:1로 완패했지만, 체력이 회복되고 나면, 오늘 받았던 이 느낌을 빨리 재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뿜뿜,,, 이게 부상이후로 스포츠상황에서 얼마만에 느끼는 희열이자기대감이냐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바로 또 확인해 볼 수 는 없겠으나, 내 경험으로미뤄 볼 때 이것은 내 테니스 인생에서 한차원 더 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중요 터닝포인트이자 서브 파트에서의 핵심 팁이 될 것 만 같은 느낌.
정리하자면, 우선은 그동안 계속 고민했던 팔꿈치 높이가 자세 교정을 통해 낮은상태에서 높아졌기 때문에 라켓드롭이 가능했던걸로 보인다, 그리고 이건 아직은 느낌적 단계이지만 찰나의 트로피자세를 유지하고 싶지만 자연스럽게 드롭을 연결하려다 보니, 오히려 트로피 자세를 더 의식하지 않게됐다는것? 그러면 난 영영 멋진 트로피는 못하는건가? 이 부분은 동영상을 한번 찍어보고 확인해봐야겠다. 그래도 분명 탑프로들의 자세를 볼 때 트로피가 잠시라도 유지되는 이유가 있을텐데,,
암튼 그건 그렇고, 만약 다음 동영상 결과물에서 내가 원한 자세가 아니라면 아무리 강력크한 결과물을 도출했다해도 맘에 들지않는다면 과감히 버리겠다. 이게 체육교사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이자, 뭔일이 있어도 결과와 자세(포스쳐)를 타협하지 않을,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하고픈 나의 견지이다. 왜? 파워(스태미너)는 순간이요.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높은 클래스를 지향한다. 고로 나는 영원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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